노조 “찜통서 과로사” vs 사측 “주로 에어컨 있는 곳 근무”
KCC전주공장 50대 노동자 사망… 당시 작업 환경 두고 노사 간 ‘공방’노조 “찜통서 과로사” vs 사측 “주로 에어컨 있는 곳 근무”KCC 전주공장에서 숨진 50대 노동자의 작업 환경을 두고 화섬식품노조 KCC전주 도료지회(노조)와 사측이 공방을 벌이고 있다.
노조는 숨진 A씨가 폭염 속에서 34도까지 오르는 작업장에서 장시간 일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회사는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20일 완주군 봉동읍에 위치한 KCC전주 2공장에서 조색사인 50대 A씨가 숨졌다.
오전 7시34분께 회사에 출근한 A씨는 1시간40여 분 뒤 항온항습실 의자에 앉은 채로 심정지 상태로 동료에게 발견됐다.
A씨는 건물 2층의 유성마감조색실에서 건축용 도료를 조색하는 일을 담당해왔다.
노조는 지난달 29일 이 작업실의 내부 온도를 측정했는데, 오후 3시30분께 34도까지 올랐다.
A씨를 포함한 6명가량의 노동자는 승용차 50대가량이 빽빽이 들어갈 수 있는 정도의 작업실에서 여름 내내 4대의 공업용 선풍기로 더위를 버티며 12시간 2교대로 근무해야 했다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노조가 회사에 지난 2020년께부터 7차례나 냉방시설 설치를 요청했으나 수용되지 않았다.
게다가 이 작업실과 칸막이를 하나 두고 대기업 납품용 자동차 도료 작업실이 있는데, 그곳은 일정 온도를 유지하기 위한 별도의 설비가 갖춰 있다고 노조는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가 품질테스트 등을 위해 항온항습실이나 품질관리실 등을 오가긴 했지만, 근무 시간 중 대부분을 이렇게 더운 공간에서 보내야 했다”며 “숨지기 전 12주 동안의 근무 기록을 확인해본 결과 주 평균 56시간 근무를 했었다.
KCC전주 2공장 측은 일부 작업장이 최대 33도까지 올라가는 것은 맞다면서도 A씨의 노동 환경이 노조의 설명과는 다르다고 반박했다.
숨진 A씨는 노동시간의 70%가량을 에어컨 설비가 갖춰진 작업실에서 일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KCC전주 2공장 관계자는 “낮에 작업실의 최대 온도가 33도까지 올라간다는 것이지, 하루 종일 그 온도가 유지되는 건 아니다”며 “게다가 A씨의 경우 에어컨을 갖춰진 품질관리실과 (숨진 장소인) 항온항습실 등을 오가면서 일을 했기 때문에 노조가 주장하는 것만큼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바로 옆 작업실은 냉방 시설이 돼 있다는 노조의 주장에 대해서는 “바로 옆 자동차 도료를 만드는 작업실은 압력 조절을 하는 시스템이 설치돼있는데 거기에서 찬 공기가 조금 나온다”며 “여름에는 1~2도만 떨어져도 시원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노조가) 그렇게 말을 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전북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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