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응급실 뺑뺑이’막는다

나연식 기자 | 기사입력 2024/12/23 [19:08]
전북형 응급환자 이송체계 구축 완료… 내년 1월 본격 가동
전북도↔소방↔의료기관 협력기반, 응급환자 이송·수용
시범운영 결과 응급실 대기건수 29%↓ 이송시간 42초 단축

도내 ‘응급실 뺑뺑이’막는다

전북형 응급환자 이송체계 구축 완료… 내년 1월 본격 가동
전북도↔소방↔의료기관 협력기반, 응급환자 이송·수용
시범운영 결과 응급실 대기건수 29%↓ 이송시간 42초 단축

나연식 기자 | 입력 : 2024/12/23 [19:08]

전북특별자치도가 119구급스마트시스템을 기반한 ‘전북형 응급환자 이송체계’구축을 완료함에 따라 내년 1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돌입하는 가운데 이번 시스템이 ‘응급실 뺑뺑이’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응급실 뺑뺑이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지난 7월에도 교통사고를 크게 당한 70대 노인이 병원을 찾지 못해 1시간 20여 분 만에 병원에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A씨는 교통사고의 충격으로 발목이 절단, 머리와 허리 등을 크게 다친 상태였다. 

 

사고를 접수한 소방대원들은 인근 병원으로 환자를 급히 이송했지만 병원 측에선 환자를 거부해, 끝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숨지는 사고가 발생되면서 응급실 뺑뺑이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3일 전북자치도 소방본부는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도내 모든 응급의료기관과 타시도 화상전문병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새로운 형태의 응급의료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 

 

시스템은 119구급대가 각 병원에 전화로 수용 여부를 문의했던 것과 달리 119구급스마트시스템을 기반으로 현장 구급대원이 표준화된 환자 정보를 단말기 통해 다수의 의료기관에 동시에 제공하게 된다. 

 

의료기관에서는 실시간 수용가능 여부를 응답해 환자 상태에 맞는 최적의 병원을 신속히 선정·이송하는 것이 핵심이다. 

 

도는 사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 10월부터는 의료기관을 직접 방문해 협조를 구한 결과 도내 모든 응급의료기관 등 22개 의료기관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특히 중증 화상환자의 경우에는 타시도 화상치료 전문병원인 대전화병원, 베스티안병원(오송)과 협력키로 했다. 

 

이에 대전화병원은 차량을 이용한 환자이송을, 베스티안병원(오송)은 거리가 멀다는 점이 있어 환자 이송에 헬기가 동원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모든 구급대원들은 ‘병원 전 응급환자 중증도 분류체계(Pre-KTAS)’훈련을 이수, 관련 자격증을 취득해 전문성을 강화했다.

 

이를 위해 도는 지난달부터 시행한 시범운영을 통해 1시간 이상 대기 사례가 29% 감소했다. 병원 이송 시간은 평균 42초(3.5%) 단축됐다. 

 

병원 응답률도 초기 18%에서 6주 차에 44%로 상승해 의료진의 협조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도 소방본부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부족한 부분을 지속 보완, 시스템의 완성도를 더욱 높여나갈 계획이다. 

 

특히 병원 응답률을 꾸준히 향상시키기 위해 의료기관과의 협력체계를 강화하는 동시에 응급의료 네트워크의 신뢰성을 확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도 소방본부는 응급환자 이송의 지휘부 역할을 할 ‘119구급상황관리센터’를 신설해 24시간 운영하며 병원 선정 과정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병원 수용이 불가능할 경우 즉시 개입할 계획이다.

 

김관영 지사는 “이번 전북형 응급환자 이송체계 구축은 도내 응급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도민들이 신속하고 전문적인 응급의료 서비스를 체감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체계적으로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소방, 보건, 의료기관이 협력해 신뢰받는 응급의료 안전망을 구축하는 등 도민의 생명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도 소방본부는 중증 화상환자의 경우에는 대전과 비슷한 거리인 광주에도 관련 병원이 있어 향후에는 화상치료 전문병원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나연식 기자 meg754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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