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사태 창업주 이상직 책임론 부각

나연식 기자 | 기사입력 2020/09/14 [20:54]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이상직 납득할 조치 취해달라” 주문

이스타항공 사태 창업주 이상직 책임론 부각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이상직 납득할 조치 취해달라” 주문

나연식 기자 | 입력 : 2020/09/14 [20:54]

605명 정리해고 노사 갈등 고조
이 의원 재산 상황 공개하며 해명

 

 

 

▲ 이스타항공 노조가 지난 9일 전북도청 광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 전북금강일보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이 최근 거센 논란이 일고 있는 이스타항공 사태와 관련해 ‘이상직 의원’에게 납득할 만한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주문해 그간 이 의원의 개인 사정이라고 치부했던 기존 입장을 선회했다.


특히 이낙연 민주당 당 대표 차원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이스타홀딩스’에 대한 지분문제을 비롯한 각종 의혹은 물론 항공사 직원들의 임금체불 등이 해소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이 대표는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자당의 이상직 의원이 창업주인 이스타 사태에 대해 우려가 제기된다”며 “이 의원은 창업주, 국회의원으로서 책임을 갖고 국민과 회사 직원이 납득할만한 조치를 취해 줄 것”을 강력 촉구했다.


또한 “4·15총선에서 당선된 여야 의원 가운데 총선 당시 신고 재산과 지금 신고 재산 사이에 차이가 나는 경우가 드러난다”면서 “이 가운데 규정 변화 등 설명 가능한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중앙선관위가 여야 막론하고 철저히 조사해 응분의 조치를 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스타 사태에 대해 최고위원 차원에서는 언급된 적은 있지만 당 대표 차원의 언급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민주당 중앙당은 이스타 사태에 대해 이상직 의원의 개인사정이라며 한발 물러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었다.


하지만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간의 M&A(인수합병)이 무산된데 이어 항공사 직원 605명에 대해 정리해고가 진행되고 있는 상태다. 게다가 노사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여론이 극도로 악화되자 민주당 중앙당 차원에서 사태진화에 나서게 된 것.


결국, 민주당 중앙당에서도 이스타 사태 해결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자 침묵으로 일관했던 이 의원이 이날 자신의 재산 상황 등에 대해 공식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이 또한 이 의원이 공식 입장을 표한 것은 지난 6월 이스타항공 지분을 헌납하겠다고 밝힌 후 처음이다.


이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딸의 1년 생활비가 4억원이라는 보도와 관련 “딸이 신고한 1년간의 생활비 지출내역은 4,000만원”이라며 “마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스타항공 직원들을 위해서는 아무런 노력조차 하지 않는 파렴치한 사람으로 보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창업자로서 어려움에 빠진 이스타항공을 돕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이스타항공 직원들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있는 부도덕한 사람으로 몰아간 것은 초보적인 실수인가, 아니면 의도적인 공격의 산물인가”라고 반문했다.


이 의원은 재산 축소신고 의혹에 대해선 “재산이 갑자기 늘어난 것처럼 보이는 것은 비상장주식의 가치 산정 기준이 액면가에서 평가액으로 지난 6월 4일부터 변경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5월 말 기준, 이 의원은 총 212억6,700만원의 재산을 등록했다.


반면 4·15 총선 당시 선거 공보물에는 재산을 40억여 원으로 표기했다.


이 의원은 “나머지 재산은 회사원으로 직장생활 하던 20여 년 전 내집 장만 차원에서 마련해 지금까지 거주해온 32평 아파트가 사실상 전부”라며 “이마저도 부과된 세금을 납부하기 위해 담보로 제공한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의원의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도민들의 시선은 냉소적인 반응이다.


이는 이 의원의 자녀가 지분 100%를 보유한 ‘이스타홀딩스’가 이스타항공 지분 39.6%(약 410억원)를 어떻게 보유가 가능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투성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스타항공은 지난 9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이 대표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등기이사에 김유상 경영본부장을 선임한 상태다.


전주의 한 시민은 "이상직 의원이 언론매체를 통해 딸의 1년 생활비가 4,000만원이라고 밝히고 있는데 이 금액도 일반인으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큰 금액”이라며 “이상직 의원은 코로나 등으로 임금체불이 된 직원들과 이스타항공사의 회생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또 다른 시민은 “영업실적이 거의 전무하다시피 한 이스타홀딩스가 항공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내용만 언급됐을 뿐 어떤 과정에 의해 지분을 보유하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것도 밝혀진 내용이 없다”면서 “이 의원은 이 부문에 대한 사실관계를 대해 더욱 명확히 밝혀 한 점의 의혹도 남기지 말고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이 같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에는 국회의원 뱃지를 반납하고 백의종군의 자세로 전북도민들 앞에서 석고대죄를 해야 할 것”이라며 성토했다.


한편 앞서 항공사 노조가 창업주인 이상직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인 전주를 찾아 도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스타항공은 위기를 극복하고 고용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은 눈곱만큼도 하지 않은 채 정리해고를 단행했다”며 “정리해고를 철회하고, ‘진짜 오너’ 이상직 의원이 이번 사태를 책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노조는 정리해고만은 막기 위해 지난 2월부터 받지 못한 체불 임금 일부를 포기하고 무급 순환휴직을 제안하는 등 회사의 고통을 분담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경영진은 전혀 검토하지 않고 운항직 170여 명을 포함, 605명을 지난 7일 정리해고했다”고 강력 비판했다.
/나연식 기자 meg754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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