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건강] 청소년 난청 부르는 이어폰… 10명 중 2명꼴로 ‘소음성 난청’

온라인편집팀 | 기사입력 2021/02/24 [21:07]
난청은 한번 생기면 치료 안돼… 볼륨 60%로 낮추고, 헤드폰 사용해 예방 노력해야

[생활 건강] 청소년 난청 부르는 이어폰… 10명 중 2명꼴로 ‘소음성 난청’

난청은 한번 생기면 치료 안돼… 볼륨 60%로 낮추고, 헤드폰 사용해 예방 노력해야

온라인편집팀 | 입력 : 2021/02/24 [21:07]

우리는 늘 소음 속에 노출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하철과 버스 등의 출퇴근길 대중교통 속에서는 물론이고, 길을 걷다가도 주변 공사장의 소음에 시달리곤 한다.

 

오죽하면 가족끼리 즐겁게 지내야 할 아파트에서조차 층간소음으로 이웃 간 다툼이 늘고 있을까.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소음이라는 건 참 역설적이다. 청력이 타고난 제 기능을 하고 있어 평상시 크고 작은 여러 소리를 듣는 데 문제가 없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청소년들에 대해서는 이런 청력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현재 청소년 10명 중 2~3명은 커서 일반적인 소리조차 제대로 들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범은 다름 아닌 ‘소음성 난청’이다.

 

소음성 난청은 큰 소음에 장기간 지속해서 노출돼 청각세포가 손상을 입어 영구적으로 회복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환경적 요인과 관련이 밀접한 질환이다.

 

  © 전북금강일보


특히 청소년의 경우 주로 이어폰을 이용한 음악 청취가 청력 손상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그러나 대부분은 청력이 손상돼도 증상이 서서히 발현될 뿐만 아니라 사망률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소음성 난청은 보건학적인 측면에서 과소평가돼 온 측면이 있다.

 

그러는 사이 세계적으로 소음성 난청 증상을 가진 청소년은 급증하는 추세다.

 

여러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현재 전 세계 청소년의 12.5∼15%가 소음성 난청 상태로 분류된다.

 

이 중에서도 국내 청소년의 소음성 난청 유병률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파악된다.

 

국제학술지 의학(Medicine) 최신호에 따르면, 인제대 메디컬 빅데이터전공 변해원 교수팀은 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2∼19세 청소년 중 건강설문, 소음환경노출설문, 순음청력검사를 모두 완료한 532명을 대상으로 이런 연구 결과를 내놨다.

 

이 연구에서 버스나 지하철처럼 시끄러운 장소(소음이 큰 환경)에서 이어폰으로 하루 평균 80분 이상 음악을 청취하는 청소년의 소음성 난청 유병률은 22.6%에 달했다. 

 

하지만 주관적 청각장애 유병률은 16.8%에 그쳤다. 5.8%는 소음성 난청 증상이 있는데도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셈이다.

 

특히 난청 위험은 시끄러운 곳에서 이어폰을 사용한 시간에 비례해 높아지는 특징을 보였다.

 

소음이 큰 곳에서 이어폰을 사용한 경험이 있는 청소년의 난청 위험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에 견줘 4.5배였다. 이 경우 주관적 청각장애를 겪을 위험은 8.4배에 달했다. 

 

또 지하철과 버스 등에서 하루 평균 80분 이상 이어폰을 사용한 청소년의 난청 위험은 80분 미만 그룹보다 4.7배 높았다.

 

연구팀은 버스나 지하철 등 주변 소음이 80㏈을 상회하는 교통수단 내에서 이어폰의 큰 소리에 장시간 노출되면 내이(內耳)가 쉽게 피로해지고, 청각신경은 둔감해져서 일시적으로 고주파수의 소리를 듣지 못하는 일과성 소음성 난청을 겪게 되고, 심할 경우 영구적 난청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제는 한번 발생한 소음성 난청은 생활 습관을 바꿔도 치료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음향 정보를 뇌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유모세포(Cochlear Hair Cell)가 일단 손상되면 재생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증상이 나타난 후에는 인공와우수술 등 외과적 처치와 재활을 해도 치료에 한계가 있다.

 

 

 


고주파수 난청 주의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의 소음성 난청이 ‘고주파수 난청’으로 이어지는데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고주파수 난청은 다른 소리는 제대로 들리지만, 일부 특정 발음이나 일정 이상의 높은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고주파수 대역은 자음 중 ‘ㅅ’, ‘ㅆ’, ‘ㅎ’, ‘ㅋ’, ‘ㅍ’ 등이 해당하는데, ‘사회’, ‘학교’, ‘사과’, ‘필수’ 같은 단어를 잘 알아듣지 못하면서 귀에서 이명(귀울림)이 동반될 경우에는 고주파수 난청을 의심해야 한다.

 

청소년기에 발생한 난청은 학습 저하 등 개인적인 삶뿐만 아니라 성인이 되어 직업을 선택하는데도 장애가 될 수 있다.

 

변해원 교수는 “소음성 난청의 위험이 높은 청소년들이 노년기에 진입하게 되면 지금의 난청 인구보다 훨씬 많은 노인이 난청으로 고통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소음성 난청의 예방과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적절한 청각 휴식 필요

 

난청을 예방하려면 평상시 청력 보호를 위한 올바른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 

 

도시 소음, 교통 소음 등 스트레스를 주는 환경 소음을 피하려 노력하고, 피할 수 없으면 적절한 청각 휴식을 가져야 한다.

 

또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거나 방송을 청취할 때는 최대 볼륨의 60~70% 정도로 조절해 듣고, 한 시간 음악을 들으면 십 분은 귀도 휴식을 취하는 게 바람직하다.

 

만약 난청이 의심된다면 이비인후과를 찾아 청력손실 정도와 난청 유형을 알아볼 수 있는 정확한 검사를 먼저 받아야 한다.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보청기 착용도 대안으로 고려할 수 있다.

 

변 교수는 “유럽에서는 2013년부터 휴대용 음향기기와 음악재생 기능을 가지는 휴대폰에 의한 소음 노출을 건강상 위해 요인으로 새롭게 규정하고, 최대음량 90dB 미만을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나라는 음악재생 기능을 가진 휴대폰에 의한 소음 노출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미흡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소음성 난청의 예방을 위해서는 청소년에게 올바른 이어폰 사용을 교육하고 태도를 변화시킬 수 있는 가이드라인의 제정과 교육프로그램의 개발이 요구된다.

 

김성근 이비인후과 원장(전문의)은 “시끄러운 곳에서 이어폰을 장시간 쓰다 보면 소리가 잘 들리도록 소음보다 볼륨을 키울 수밖에 없어 소음성 난청의 원인이 된다”면서 “원칙적으로 볼륨을 줄이고, 최대 사용시간을 지키는 게 좋겠지만, 그게 어렵다면 이어폰보다는 헤드폰을 사용하는 게 난청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권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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