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교류 동행취재] 그녀들 마음속에 益山의 기억을 그리다

이증효 기자 | 기사입력 2022/04/10 [17:40]
‘2022~2023 익산 방문의 해’ 맞이 전국 여류화가 100인 초청전
한국 미술협회 소속 여류화가 100여 명 익산 방문

[문화교류 동행취재] 그녀들 마음속에 益山의 기억을 그리다

‘2022~2023 익산 방문의 해’ 맞이 전국 여류화가 100인 초청전
한국 미술협회 소속 여류화가 100여 명 익산 방문

이증효 기자 | 입력 : 2022/04/10 [17:40]

 

 

 

1박 2일간의 여정… 짧은 시간 속에서 한 가지 확실한 건 상기된 봄 처녀의 설렘으로 가득 찬 표정들을 잠시 엿볼 수 있었기에 “감사하다”라는 짧은 인사마저 진정성이 느껴진 시간들이었다.

 

지난 8일과 9일 이틀간에 걸쳐 (재)익산문화관광재단이 주최한 <전국 여류화가 100인 초청전>에 초대받아 익산으로 모였던 전국의 여류화가들과 함께 익산의 아름다운 자연과 감성이 어우러진 백제문화유산들을 답사하며 함께 느끼고 소통하는 시간들이 마음에 추억으로 혹은 캔버스에 옮겨져 다시 태어날 귀한 시간이 됐다.

 

본보 기자는 이틀간 여류작가들과 시간을 함께하며 어우러진 시간 속에서 그녀들의 표정과 대화 속에 ‘문화도시 익산’이 과연 어떤 추억으로 기억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 속에 동행을 함께 했다.

 

서울, 부산, 경기, 광주, 목포, 순천 등 전국 방방곡곡에서 초청돼 익산을 찾은 한국 미술협회 소속 100여 명의 여류화가들은 ‘2022~2023 익산 방문의 해’를 맞이해 기초지자체 최초 전국 여류화가 교류행사로 치러진 이번 행사를 두고  “다시 오고 싶은 행사”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행사 첫날, 낯선 작은 도시에 모인 여류화가들은 처음 만남에 어색함과 앞으로 있을 여정에 대한 기대감을 안고 4대의 버스에 나눠 올랐다.

 

첫 행선지인 만경강 둑길에선 삼삼오오 짝을 지어 봄철 벚꽃으로 가득 차 어우러진 강둑 길을 걸으며 어색함을 달래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1시간여 주어진 시간 속에서 강가로 나가는 이들과 둑 방 정자에 앉아 담소를 나누는 등 모처럼의 봄날을 즐기는 시간들로 채워졌다.

 

이어진 일정은 원광대학교 캠퍼스를 지나 금마 미륵사지와 국립익산 박물관 투어.

 

백제 고도의 고요한 여백의 미를 담고 있는 미륵사지에 들어선 여류화가들은 미륵사지 석탑 아래 푸르름이 가득 찬 잔디 광장과 거닐며 웃는 모습들이 이미 소녀로 돌아 간 듯 설렘으로 가득 차 있다.

 

‘새 한 마리만 그려 넣으면 남은 여백 모두가 하늘이어라’라는 이외수 작가의 글귀처럼 하늘과 땅을 모두 내어 놓은 듯한 미륵사지의 여유로운 자태에 흠뻑 빠진 그녀들에겐 마치 선물인 된 듯 나무 그늘 아래 앉아 있는 모습들 속에 다가갔다.

 

 

 

 

 

 

 

“혹시 어디서 오셨나요?”, “저희는 순천에서 왔습니다. 아시죠? 국가 정원의 도시 순천요~”

 

인사를 나누다 문득 익산을 상징하는 혹은 연상하게 하는 대표적인 시그니처가 무엇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자가 생각하는 익산은 백제문화의 도시, 보석의 도시, KTX 익산역, 교통의 도시, 국가식품클러스터의 도시 등이었다. 그러나 잠시 후 이런 상상은 극히 우물 안 개구리의 생각임을 알게 되는 충격적인 대화로 이어졌다.

 

“익산에 오셨으니 도시에 대한 느낌이나 생각나는 것 있다면요?”

 

“저희는 익산 하면 옛날 이리 역 폭발 사고나 KTX 역 그리고 원광대학교와 미륵사지가 있는 도시라는 것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오늘 이곳에 와보니 정말로 문화자원이 풍부한데 왜 알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제 옆에 이 언니는 순천에서 6,000평 정도 규모의 제1호 민간 정원을 운영하니 언제 순천에 오시면 꼭 한번 연락 주세요”

 

잠시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익산을 알리기 위해 마련된 행사에서 풍부한 문화자원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동안 대표적인 시그니처조차도 만들지 못했다는 기성세대의 무능력함에 대한 죄책감이 한순간에 쏟아져 나오며 천만다행으로 이런 작은 교류행사가 익산을 알리는데 얼마나 큰 마중물이 될 수 있는지 사뭇 그 소중함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미륵사지 투어를 마치고 저녁으로 익산을 대표하는 맛집인 ‘본향’이라는 한정식집에서 그녀들에게 만찬을 대접한다. 

 

 

 

 

 

그리고 교류행사 첫날의 마지막 일정인 백제 왕궁터의 경관을 소개하기 위해 주차장에 도착하자마자 “와~!!”하는 감탄사가 이곳저곳에서 쏟아져 나온다.

 

입구에 들어서자 함해국 대표인 유은미 대표가 직접 준비한 차와 다과로 그녀들을 정성스레 맞이했고 그 뒤로 펼쳐진 왕궁탑의 웅장함이 내뿜는 자태가 어우러짐에 그녀들의 마음을 흔들어 대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기자가 봐도 그윽한 봄날 저녁 뿜어져 나오는 경관조명 속에 다가오는 왕궁 5층 석탑의 모습과 주변을 감싸며 만개한 벚꽃들의 하얀 자태가 충분히 그녀들의 마음을 동요시킬만하다.

 

일명 핫 스폿이라고 할 만큼 이곳저곳에서 사진을 찍느라 분주한 그녀들의 미소 속에서 하루 중 가장 행복한 모습들이 엿보인다.

 

그리고 이렇게 첫 날 하루가 마무리됐다.

 

다음날 여정의 마지막 행선지로 낭산 다래원(연화산방)으로 여류작가들이 향했다.

 

리셉션장을 방불케 하는 멋진 테이블 위에 마련된 다과와 다도가 인상적이다.

 

버스가 좁은 길을 들어오지 못함에 입구에 내려 걸어오는 그녀들의 표정들을 보았다.

 

사뭇 분위기에 억눌린듯한 모습들이다.

 

 

 

 

 

 

본격적인 행사의 시작을 알리는 사회자의 멘트와 함께 힐링콘서트가 시작되고 룩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앙상블 공연… 그리고 여류작가들의 마지막 일정인 스케치 시간 속에 1박 2일 동안 여류화가들이 느낀 익산에 대한 추억을 담는다.

 

이렇게 짧은 여정 속에 모든 교류행사가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그녀들에게 물었다.

 

“익산에 계신 이틀 동안 기억에 남는 게 있으신가요?”

 

“이렇게 익산이 정이 많고 멋있는 도시인지는 미처 몰랐어요. 행사를 준비한 주최 측의  세심함과 혹 우리가 불편할까 작은 것 하나 놓치지 않으려는 배려심에 정말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러면 아쉬운 점은 혹 있으신가요?”

 

“네~ 이렇게 문화교류 행사에서 느낀 점을 말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는 겁니다. 아무래도 코로나 땜에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어 그러겠지만 기자님이 주최 측 관계자분들에게 정말로 고생하셨고 감동의 시간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해주세요”

 

웃으며 버스에 오르는 여류화가들의 마음속에 익산에 대한 추억의 선물을 한 아름 안고 가는 순간이다. 

 

이러한 감성을 담은 추억들이 작품으로 탄생해 다음달 13일 솜리예술회관에서 다시 만난다.  

 

익산문화관광재단이 주최하고 한국미술협회 익산지부가 주관 그리고 원광디지털대학교가 2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후원한 이번 행사는 익산의 경관과 문화적가치 그리고 향후 문화예술의 미래에 대한 지향점을 제시한 의미 있는 행사로 기억이 될 듯하다.

 

작은 시냇물이 만나 강물을 이루고 바다를 이루듯  이번 작은 소동이 문화도시 익산을 알리는 작은 불씨가 됐길 바라본다.

 /이증효 기자 event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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