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의 상징적 향토기업인 삼양식품 익산공장의 이전설이 또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지난해 2월 익산시와 삼양식품 간 간담회 자리에서 “공장 이전은 없으며 지역 상생 발전에 집중하겠다”던 입장이 발표된 지 불과 1년여 만이다.
아울러 민선9기 익산시를 이끄는 최정호 시장도 지난 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통해 “삼양식품 이전설의 진위를 파악해 대처해 나가겠으며 결코 익산을 떠나지 않도록 하겠다”며 고수의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지난 1971년부터 지금까지 익산 모현동에 둥지를 튼 이래 56년째 자리를 지켜온 라면 생산 기지가 흔들리자 지역사회의 불안감이 고조되며 다른 곳으로 떠날 수 있다는 소식이 퍼지며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삼양식품 익산공장의 이전설은 단순한 소문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 56년이라는 세월 동안 건물과 시설이 노후화된 데다 라면 수출 폭증에 따른 생산라인 증설 요구를 수용하기에는 기존 부지가 턱없이 협소하기 때문이다.
수십 년간 공장용지 확장을 시에 요청했으나 결실을 보지 못한 상황에서 최근 공장 바로 옆 부지에 민간공원특례사업으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것이 결정타가 됐다.
공장 부지 확장은 사실상 불가능해졌고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듯 아파트 입주민들의 소음·악취 관련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더구나 삼양식품 측이 친환경 보일러 교체와 폐수처리장 개선 등 수억 원을 들여 환경 조치를 이행했음에도 민원은 줄어들지 않았고 수도권 인근 지자체들의 치열한 러브콜까지 더해지며 내부 직원들조차 이전에 대한 불안과 혼란을 호소하는 실정이다.
여기서 현 상황을 두고 ‘단순 사수’를 넘어 국가식품클러스터 이전 등 전향적·현실적 대안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한, 이러한 위기 속에서 익산시의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
최정호 익산시장은 진위 파악과 함께 “결코 익산을 떠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사수 의지를 피력했으나 단순히 떠나지 못하게 발목만 잡는 방식으로는 근본적 해결이 어렵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50년 전에는 도시 외곽이었던 공장 부지가 도시 확장으로 주거지 중심에 편입되면서 바뀐 환경적 요인들로 인해 기업과 주민 모두 피해자가 되는 구조적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기업에는 법적 기준 준수와 환경 개선 의무가 있지만 원활한 생산 활동을 도울 행정적 지원과 주민들의 따뜻한 관음이 결합하지 않는다면 향토기업을 지켜내기란 불가능하다는 게 현실적인 상황이기도 하다. 지역 경제계와 전문가들은 보다 전향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만약 기존 모현동 부지에서의 확장이 불가능하다면 관외 이전을 막기 위해 익산 왕궁 국가식품클러스터단지로의 공장 이전을 적극적으로 제안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파격적인 인센티브와 충분한 용지를 제공해 기업의 생산라인 증설 욕구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주민 민원 문제까지 일거에 해소하는 윈-윈 전략이 절실한 상황이다.
삼양식품 창업주 故 전중윤 회장이 6·25 전쟁 시절 익산 시민들에게 받은 온정을 잊지 않고 설립했다는 익산공장이었다.
이러한 56년 역사와 의리가 담긴 향토자산을 허무하게 빼앗기지 않으려면 익산시의 과감한 특단의 대책과 상생을 향한 과감한 결단 그리고 지역사회의 진정성 있는 접근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
/이증효 기자 event00@naver.com <저작권자 ⓒ 전북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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