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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규 전북수필과비평작가회의 회장
나에겐 잘못된 습관이 있다.
그것은 입에서 침방울(비눗방울)을 만들어 내뱉는 행위다.
나는 틈만 나면 이러한 행위를 반복해 왔다.
입에서 침방울을 만들려면 우선 침을 입술 쪽으로 모아야 한다.
그런 다음 입을 살짝 벌려 혀와 입술을 이용해 얇은 막을 만들어 살살 공기를 불어 넣으면 방울이 형성된다.
만들어진 방울을 혀 위에 올려놓고 가볍게 불면 침방울이 허공으로 날아간다.
나는 이걸 처음 배울 때부터 신기하고 재미있어 때론 침방울 날리는데 정신이 팔릴 때도 있다.
오래전 전주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이동 중이었다.
달리던 버스가 어느 공장 주변 정류장에 멈췄을 때다. 젊은 여자 10여 명이 한꺼번에 버스에 올랐다.
차 안은 방금 탄 여자들의 말소리로 뒤섞여 금시 소음으로 변했다.
그때 나는 무심코 입에서 침방울을 날렸다.
그런데 침방울 하나가 허공을 향해 흔들거리며 날아가다가 어떤 젊은 여자의 볼에 닿고 말았다.
순간 그 여자는 이상하다는 듯 버스 천장을 쳐다보며 머리를 좌우로 돌리곤 했다.
아마 속으로 어디서 ‘물방울이 떨어지는가’ 하는 표정이었다.
나는 그 모습을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다가 상황이 잠잠해지자 다시 침방울을 날렸다.
이번에는 침방울이 다른 여자의 이마에 닿았다.
그 여자 역시 눈을 치켜들고 버스 천장 좌우를 살피며 이상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속으론 미안하기도 하고 웃음도 나오고 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다시 침방울을 날리기 시작했다.
아, 그런데 내가 침방울 날리는 모습을 아까 그 여자가 곁눈질로 쳐다보고 있는 게 아닌가.
나는 순간 당황하여 말을 못하고 가슴 졸이며 위기를 모면해 보려고 잠자코 있었던 일이 있었다.
내 입에서 나오는 침방울이 누군가의 얼굴에 닿는다는 것은 큰 실례다.
요즘 같으면 호되게 항의를 받았을 것이고, 자칫 싸움으로까지 번질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일부러 남의 얼굴에 침을 뱉었다면 이는 폭행죄에 해당한다.
코로나19로 요동치고 있는 때에 이런 행위를 했다간 관련 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또 하나의 습관은 운전하면서 카톡을 하는 것이다.
자동차가 신호등에 걸려 정지된 상태에서는 얼마든지 문자 입력이 가능하다.
하지만 달리는 차 안에서 휴대폰을 보며 문자를 입력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천만한 일이다. 물론 카톡을 주고받다가 사고를 낸 적도 있지만….
습관이란 무서운 것이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라는 속담은 한 번 형성된 사람의 습관과 행동 방식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렇듯 내 몸에 체득된 습관을 고치는 것은 쉽지 않다.
다만 좋은 습관은 좋은 습성을 낳고, 나쁜 습관은 상대방에게 안 좋은 인상을 줄 수가 있다.
‘천재의 대명사’로 꼽히는 아인슈타인의 모습은 늘 거지 같았다.
옷은 아무거나 걸치고 다녔고, 머리는 마치 새가 집을 지은 것처럼 부스스했다.
그런데 아인슈타인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아무리 추워도 양말을 신지 않았다. 참 이상한 습관이다.
주위 사람들이 “왜 양말을 신지 않느냐”라고 물으면 그는 “자꾸 신으면 구멍만 나잖아요!”라고 대답하곤 했다.
조금은 덜 떨어져 보이는 이 기이한 괴짜는 기존의 물리학 이론을 일거에 뒤집는 상대성 이론을 내놓으며 지금까지도 인류의 천재로 추앙받고 있다.
누구나 자신에게 잘못된 습관이 있다면 고쳐야 한다.
그러나 고치려고 애를 써보지만 끝내 고치지 못하고 평생 그 습관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도 있다.
이는 분명 우리가 만든 다음 스스로 옥죄고 얽어매는 올무와 굴레가 되어 어느새 천성으로 굳어버린 것이다.
미국의 철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인격이 바뀌고, 인격이 바뀌면 운명까지도 바뀐다”라고 습관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나도 이제 이 평범한 진리를 가슴에 새기고 잘못된 습관을 고쳐나가도록 다짐해야겠다. <저작권자 ⓒ 전북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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