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김치명인’도 ‘상생’도 지워버린 익산시 김장문화축제

이증효 기자 | 기사입력 2026/10/22 [13:39]
이증효 기자

[기자수첩] ‘김치명인’도 ‘상생’도 지워버린 익산시 김장문화축제

이증효 기자

이증효 기자 | 입력 : 2026/10/22 [13:39]

익산시가 매년 추진하는 김장문화축제가 올해 행사를 앞두고 삐걱대고 있다.

 

해당 문제에 대해 취재 과정에서 드러난 올해 축제의 단면은 한마디로 ‘앙꼬 없는 찐빵’이자 전형적인 행정 편의주의의 결정판이다.

 

익산시는 지난 2025년 시 조례까지 개정해 가며 정당한 절차를 거쳐 제1호 익산시 김치명인으로 신승주 명인을 선정했다.

 

식품도시를 표방하는 익산시가 지역 고유의 맛과 전통을 계승하고, 이를 시그니처 축제로 브랜딩하겠다는 거창한 포부에서였다.

 

실제로 지난해 첫선을 보인 ‘김치명인과 함께하는 김장문화축제’에서 신 명인은 기계 지원 하나 없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손수 6톤에 달하는 양념을 버무려내며 축제의 흥행을 이끌었다.

 

당시 제1호 신승주 김치명인의 레시피와 직접 담근 양념 그리고 명인의 전시 퍼포먼스가 축제의 흥행을 이끌며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이에 앞서 작년과 올해 진행된 ‘고구마순 축제’에서 신 명인의 역할은 식품도시 익산의 명성을 빛나게 할 만큼 중요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하지만 불과 1년 만에 상황은 180도 뒤바뀌어 올해 축제 슬로건과 사업 계획에서 ‘김치명인’이라는 이름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본보 취재 결과 그러나 올해 축제를 코앞에 두고 시는 예산 삭감과 행정 편의를 이유로 신승주 김치명인에게 일절의 연락이나 사전 조율도 없이 행사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와 실무 위탁기관인 농촌활력지원센터는 예산이 삭감되었다는 핑계를 대며 명인에게 단 한 차례의 사전 설명이나 자문, 양해조차 구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배제한 것이다.

 

시민들과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김치명인을 공인해 놓고 막상 대표 축제에서는 배제하는 것은 '앙꼬 없는 찐빵' 격”이라며 “시민을 무시한 전형적인 탁상행정이자 행정 편의주의”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렇게 명인의 자존심과 자긍심은 고스란히 짓밟혔고 축제 문의를 하던 시민들 사이에서는 “명인도 없는 김장 축제가 무슨 의미가 있냐”며 참가를 거부하는 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농촌활력지원센터의 독단적 운영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 축제 현장에서도 소상공인 부스를 구석으로 몰아넣어 상인들의 원성을 샀던 지원센터는 올해 잡음을 없앤다는 이유로 작년에 참여했던 소상공인 참여마저 아예 빼버렸다.

 

문제의 원인을 개선할 생각 대신 차단해 버리는 편리한 방식을 택한 셈이다.

 

명인의 손맛 대신 외부 업체의 시설을 빌려 공장식으로 김장을 처리하겠다는 착상 역시 식품도시 익산의 브랜드 가치를 스스로 깎아 먹는 행태다.

 

지역의 한 전문가는 “예산이 줄었다는 핑계로 명인을 배제하고 소통을 차단하는 것은 행정의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일”이라며 “익산시가 진정한 식품 도시로 거듭나려면 지역의 소중한 무형 자산인 명인을 예우하고 시민과 소상공인이 함께 어우러지는 본래의 축제 취지를 되찾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과연 예산이 줄었다고 해서 축제의 정체성과 상징성까지 버려야 하는가?

 

지역의 인적 자산인 명인을 예우하기는커녕 불통으로 일관하고 행정 편의대로 판을 깔았다 치웠다 하는 태도는 행정의 신뢰를 무너뜨릴 뿐이다.

 

축제는 단순히 예산을 소진하고 통계를 채우는 요식 행위가 아니다.

 

익산시가 지금이라도 명인에 대한 예우를 바로잡고 시민과 소상공인이 함께 어우러지는 본래의 축제 취지를 회복하지 않는다면 올해 김장축제는 시민들의 외면 속에 ‘그들만의 행사’로 씁쓸하게 기억될 것이다.

 

/이증효 기자 event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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