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는 가을을 대표하는 꽃이자 군자의 품격을 상징하는 꽃이다. 봄과 여름 내내 묵묵히 뿌리를 내린 뒤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늦가을에 비로소 꽃을 피운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국화를 사군자의 하나로 꼽으며 절개와 지조를 지닌 군자의 모습에 비유하였다. 화려함을 다투지 않고 때를 기다릴 줄 아는 국화의 모습은 인생이 지녀야 할 덕목을 일깨워 준다.
국화가 피는 계절은 수확의 계절이기도 하다. 황금빛 들녘에는 오곡이 익고, 과수원에는 탐스러운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린다. 풍요로운 결실 속에서 은은한 향기를 품은 국화는 자연이 베푸는 마지막 선물처럼 우리 곁을 지킨다. 그래서 국화는 풍요와 감사의 상징으로 사랑받아 왔다.
국화는 또한 인생의 성숙을 닮았다. 젊음의 화려함보다 깊어진 향기로 사람을 끌어당기듯, 우리의 삶도 세월을 견디며 깊은 인품을 갖추게 된다. 노년은 인생의 가을이지만 결코 쇠퇴의 시간이 아니다. 오히려 경험과 지혜가 무르익는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다.
국화처럼 자신의 향기를 은은히 나누며 살아가는 삶이야말로 가장 품격 있는 노년이다. 국화는 오늘도 가을바람 속에서 군자의 절개와 풍요로운 결실, 그리고 성숙한 인생의 아름다움을 말없이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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