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까치는 길조, 까마귀는 흉조라는 인식

전북금강일보 | 기사입력 2025/06/26 [18:26]
전북수필과비평작가회의 회장 신영규

[칼럼] 까치는 길조, 까마귀는 흉조라는 인식

전북수필과비평작가회의 회장 신영규

전북금강일보 | 입력 : 2025/06/26 [18:26]

행운과 불행을 상징하는 두 마리 새가 있다. 

 

까치와 까마귀다. 까치는 한국 민속에서 상서로운 새로 알려졌다. 

 

특히 ‘은혜 갚은 까치’ 설화는 한국의 대표적인 전래동화 중 하나다. 

 

까치가 인간을 구해주고 죽는 등 동물의 보은을 통해 인간에게 교훈을 전달한다. 

 

예부터 까치는 행운의 상징이었다.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는 속담이 있었다. 이 속담은 한국 전통 속담 중 하나이다. 

 

까치는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새로서, 그 울음소리가 사람들에게 경쾌하고 행운을 상징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날 까치는 더 이상 길조가 아니다. 까치가 도심 전봇대에 집을 짓고 이로 인해 정전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이러한 정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한전에서는 전문 엽사를 통해 까치를 포획하거나, 둥지를 철거하는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까치의 입장에선 분노할 일이지만 인간의 편의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그렇다면 까마귀는 흉조일까. 이에 대한 몇 가지 설화가 전해진다. 

 

까마귀는 시체를 먹는 새라는 점, 울음소리가 불길하다는 점, 그리고 검은색을 흉조로 보는 문화적 배경 때문이다. 

 

문학적으로 검은색은 북쪽을 상징한다. 죽음도 북쪽이다. 

 

그래서 북망산천이다. 텔레비전 드라마나 ‘전설의 고향’에서도 무서운 장면이 나오거나 귀신이 등장할 때쯤이면 으레 까마귀 소리를 내어 공포심을 불러일으켰다.

 

까마귀는 과연 이처럼 우리를 괴롭히는 새일까? 아니다. 까마귀는 검은색 바탕에 옅은 보라색, 녹색의 광택이 나지만 몸 전체가 검게 보이기에 보기에 따라서는 음침한 데다가 예쁜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다. 

 

그래도 까마귀를 길조로 보는 나라가 있다. 영국에서는 까마귀를 ‘왕새’ 또는 ‘킹스 버드’라고 부르며, 까마귀를 긍정적인 새로 인식하는 문화가 뿌리내려 있다. 

 

까마귀가 많은 일본에서는 한 때 길조로 여겨지기도 했으나 지금은 시끄럽고 음식물 쓰레기를 헤쳐놓으며 전선줄을 자르는 해조(害鳥)로 취급하고 있다. 

 

중국 남방 사람들은 까마귀가 울면 불길한 일이 생긴다고 믿고, 까치가 울면 상서로운 일이 생긴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까마귀가 울면 돌멩이로 쫓아버리곤 했다. 반면에 북방에서는 이와 정반대로 까치가 울면 불길하고, 까마귀가 울면 상서로운 징조라고 여겼다. 

 

이처럼 까마귀에 대한 길흉은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다. 

 

그러나 우리 역사에서 까마귀는 신령스러운 새로 앞일을 예언하는 능력이 있다고 인식되었다.

 

≪삼국유사≫1권 사금갑조(射琴匣條)에는 까마귀가 비처왕을 인도하여 못 속에서 나온 노인으로부터 글을 받도록 하였다는 이야기가 있다. 

 

비처왕은 “거문고갑을 쏘라”는 글의 내용을 보고 궁주(宮主)와 잠통한 내전의 분수승(焚脩僧, 부처 앞에 향을 태우며 불교 의식을 집전하던 승려)을 처치하였고, 정월 보름을 오기지일(烏忌之日)로 정하고 찰밥을 지어 제사하였는데, 이로부터 ‘까마귀날’ 또는 ‘까마귀밥’의 습속이 생겼다고 한다.

 

또한 까마귀는 태양의 정기로도 인식되었다. ≪삼국유사≫에 기록된 <연오랑세오녀설화 延烏랑細烏女說話>는 우리의 태양신화라고 할 수 있는데, 주인공의 이름에 까마귀라는 글자가 들어 있다. 

 

중국의 태양신화에도 태양의 정기가 세 발 달린 까마귀(三足烏)로 형상화되어 있으며, 고분벽화의 소재로 자주 등장한다. 

 

이처럼 까마귀는 예로부터 신이한 능력이 있는 새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제주도에 전승되는 서사무가 <차사본풀이>를 보면 인간의 수명을 적은 적패지(赤牌旨, 붉은 천에 저승으로 가야 할 자의 이름을 쓴 것)를 강림이 까마귀를 시켜 인간세계에 전달하도록 하였지만 마을에 이르러 이것을 잃어버리고 까마귀 마음대로 떠들었기 때문에 어른과 아이, 부모와 자식의 죽는 순서가 뒤바뀌었다. 

 

이때부터 까마귀 울음소리는 죽음의 불길한 징조로 받아들여졌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까마귀가 울면 그 동네에 초상이 난다고 믿고 있으며, 까마귀 울음소리는 불길한 조짐으로 알려져 있다.

 

한때 까마귀 고기가 정력에 좋다는 소문이 퍼지자 급기야 까마귀 한 마리에 오십만 원에서 일백만원을 호가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이런 괴현상이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지만 한국의 보신주의자들은 정력에 좋다면 자신의 신체를 제외하고는 뭐든 다 먹는 습성이 있다. 

 

까마귀는 까치·앵무새와 함께 새 중에서 최상위권의 지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훈련받은 까마귀의 지능은 6~7세 아이 정도다. 이는 돌고래나 침팬지급의 지능 수준이며, 도구 제작 능력과 문제해결 방면에서 까마귀가 조금 더 뛰어나다. 

 

따라서 까치는 길조, 까마귀는 흉조라는 인식은 문화적·사회적 이유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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