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아버지의 ‘이발관’, 아들의 고소한 ‘김밥집’으로

심정식 기자 | 기사입력 2026/07/12 [18:02]
2년 전 문 연 부안읍 사랑방… 부안 군민들의 맛집으로 다시 태어나
부안군 부안읍 ‘윤가네 꼬마김밥’ 김환철·윤은숙 사장 스토리

[기획] 아버지의 ‘이발관’, 아들의 고소한 ‘김밥집’으로

2년 전 문 연 부안읍 사랑방… 부안 군민들의 맛집으로 다시 태어나
부안군 부안읍 ‘윤가네 꼬마김밥’ 김환철·윤은숙 사장 스토리

심정식 기자 | 입력 : 2026/07/12 [18:02]

▲ ‘윤가네 꼬마김밥’ 김환철·윤은숙 사장.     ©

 

“손님들이 맛있게 드시고 다시 찾아와 주실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부안읍 한복판.

 

오랜 세월 부안 군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동양이발관이 이제는 고소한 김밥 향이 가득한 맛집으로 다시 태어났다.

 

그곳의 이름은 ‘윤가네 꼬마김밥(부안읍 당산로 27)’.

 

수십 년 동안 지역민들의 사랑방이었던 공간은 지금도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따뜻한 공간으로 이어지고 있다.

 

윤가네 꼬마김밥을 운영하는 김환철·윤은숙 사장의 이야기는 단순한 음식점 창업기가 아니다.

 

가족의 추억과 고향에 대한 애정, 그리고 어려움을 이겨낸 삶의 기록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이야기다.

 

김환철·윤은숙 사장의 인연은 199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두 사람은 한 의류회사에서 함께 근무하며 사내 커플로 사랑을 키웠고 이후 결혼에 골인했다.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새로운 가정을 꾸린 부부는 전주에 보금자리를 마련했고 큰딸 김보미 씨와 작은딸 김윤미 씨를 키우며 평범하지만 행복한 삶을 이어갔다.

 

현재 큰딸 김보미 씨는 치위생사로 근무하며 지역사회에서 맡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고 작은딸 김윤미 씨는 김제에서 ‘백호카페’를 운영하며 자신만의 길을 걷고 있다.

 

두 딸이 각자의 자리에서 성실하게 살아가는 모습은 부부에게 가장 큰 자랑이자 힘이 되고 있다.

 

 

 

문 닫은 아버지의 사랑방 ‘동양이발관’, 식당으로 지켜내다

전주에서 안정적인 생활을 이어가던 이들 부부가 고향 부안으로 돌아오게 된 계기는 아버지의 부재였다.

 

김환철 사장의 아버지가 별세하면서 오랫동안 운영해 온 동양이발관의 문도 함께 닫게 됐다.

 

동양이발관은 단순한 이발소가 아니었다.

 

수십 년 동안 부안 군민들이 머리를 손질하며 세상 이야기를 나누던 사랑방이었고 이웃 간 정을 나누던 소통의 공간이었다.

 

또 장남인 김환철 사장과 형제들에게는 어린 시절을 함께한 소중한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장소이기도 했다.

 

이발관 문이 닫힌다는 사실은 가족들에게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김환철 사장은 “아버지의 삶이 담긴 공간이 사라지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다”며 “어릴 적 뛰놀던 추억이 있는 장소를 어떻게든 지키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결국 그는 과감한 결심을 했다.

 

동양이발관 자리에 새로운 추억을 만드는 식당을 열기로 한 것이다.

 

주변에서는 만류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오랫동안 다른 지역에서 생활하다 고향으로 돌아와 식당을 운영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김환철 사장의 생각은 달랐다.

 

공간은 달라져도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정이 오가는 장소로 남기를 바랐다.

 

그렇게 약 2년 전 문을 연 곳이 바로 ‘윤가네 꼬마김밥’이다.

 

 

 

뇌 질환 시련을 이겨낸 가족의 힘

하지만 새로운 출발은 순탄치 않았다.

 

개업을 준비하던 과정에서 김환철 사장이 갑작스러운 뇌 질환을 겪으면서 부부는 인생 최대의 시련을 맞았다.

 

식당 개업 준비는 사실상 중단될 수밖에 없었고 가족 모두가 큰 걱정 속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다행히 치료와 회복을 거쳐 현재는 건강을 되찾았다.

 

김환철 사장은 “그때가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다”며 “하지만 가족들이 함께 이겨냈기에 지금은 가장 보람 있는 시간으로 기억된다”고 말했다.

 

윤은숙 사장 역시 “힘들었던 시간들이 있었기에 지금 손님 한 분 한 분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고 미소 지었다.

 

 

 

 

 새벽 5시의 정성, 처음 온 손님도 단골 만드는 비결

윤가네 꼬마김밥의 대표 메뉴는 이름 그대로 꼬마김밥이다.

 

한입에 먹기 좋은 크기의 꼬마김밥은 담백하면서도 재료 본연의 맛을 살려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여기에 새콤달콤한 양념이 입맛을 돋우는 쫄면과 따뜻한 국물 맛이 일품인 어묵탕은 김밥과 가장 잘 어울리는 인기 메뉴로 손꼽힌다.

 

간단한 한 끼 식사는 물론 가족, 친구들과 함께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메뉴 구성 덕분에 꾸준히 단골손님이 늘고 있다.

 

이들 부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음식의 기본이다.

 

“내 가족이 먹는 음식이라면 어떻게 만들까?”

 

이 한마디가 윤가네 꼬마김밥의 음식 철학이다.

 

매일 새벽 5시면 부부의 하루가 시작된다.

 

신선한 재료를 손질하고 당일 사용할 식재료를 직접 준비하는 것이 하루 일과의 시작이다.

 

사용하는 김은 유기농 김을 고집하고 있으며 단무지는 해썹(HACCP) 인증 시설에서 생산된 제품만 사용해 안전성과 품질을 함께 고려하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부분까지도 손님을 위한 정성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김환철 사장은 “특별한 비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내 가족이 먹는다고 생각하면 좋은 재료를 쓰고 정성을 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은숙 사장도 “음식은 정직해야 한다”며 “처음 찾아오신 손님이 단골이 되고 단골이 또 다른 손님을 소개해 주실 때 가장 큰 행복을 느낀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목표 역시 거창하지 않다.

 

초심을 잃지 않고 건강하게 식당을 운영하며 지금처럼 손님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식당이 되는 것이 부부의 가장 큰 바람이다.

 

오랜 세월 부안 군민들의 추억이 담긴 동양이발관은 이제 따뜻한 음식과 정을 나누는 윤가네 꼬마김밥으로 다시 살아 숨 쉬고 있다.

 

공간은 바뀌었지만 사람을 향한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가족의 추억을 지키고 손님을 가족처럼 맞이하는 김환철·윤은숙 사장의 정성은 오늘도 부안읍 한복판에서 따뜻한 한 끼와 함께 이어지고 있다.

 /심정식 기자 sjs211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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