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두려움을 설렘으로… 경기 침체 속 피어난 ‘모녀 경영’눈길

이증효 기자 | 기사입력 2026/07/19 [17:32]
더벤티 익산시청점 강명숙·김아름 모녀를 만나다
30년 공구상 베테랑 엄마와 유아복 매장 운영했던 딸의 아름다운 시너지
오랜 지역 사회공헌 활동 바탕으로 익산의 새로운 ‘휴머니즘 공간’ 꿈꿔
정직한 계량·레시피로 단골 확보… “1년 이상 발품 판 내실 준비가 비결”

[기획] 두려움을 설렘으로… 경기 침체 속 피어난 ‘모녀 경영’눈길

더벤티 익산시청점 강명숙·김아름 모녀를 만나다
30년 공구상 베테랑 엄마와 유아복 매장 운영했던 딸의 아름다운 시너지
오랜 지역 사회공헌 활동 바탕으로 익산의 새로운 ‘휴머니즘 공간’ 꿈꿔
정직한 계량·레시피로 단골 확보… “1년 이상 발품 판 내실 준비가 비결”

이증효 기자 | 입력 : 2026/07/19 [17:32]

장기화되는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으로 소상공인들의 한숨이 깊어가는 현실에서 ‘가족 중심의 경제생활’을 모토로 삼아 서로의 가장 든든한 비즈니스 파트너가 된 모녀가 있다. 30년 넘게 치열한 자영업 전선을 지켜온 어머니와 젊은 감각으로 무장한 딸이 손을 맞잡고 새로운 일터를 일구어낸 것이다.

 

지난 4월 22일, 익산시청 맞은편에 새롭게 문을 연 ‘더벤티 익산시청점’의 공동 경영자 강명숙·김아름 모녀가 그 주인공이다. 어머니 강명숙 씨는 과거 익산시 평화동에서 대형 철물점인 ‘삼흥공구’를 가족과 함께 운영하다 직장 생활을 하며 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면서도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익산후원회, 로타리클럽, 익산시펜싱협회 부회장 등 활발한 사회활동을 펼치며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와 헌신을 멈추지 않았던 인물이다. 두 모녀가 만들어내는 따뜻한 시너지와 진솔한 창업 이야기를 통해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지역 소상공인들과 익산 시민들에게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다.

 

▲ (좌)김아름, (우)강명숙 씨.     ©

 

1 두려움을 설렘으로 바꾼 새로운 도전

 

요즘같이 어려운 경기 속에서 카페 창업이라는 큰 결심을 내리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익산시청 앞에 자리를 잡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궁금합니다.

 

강명숙: 사실 딱 하나의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다기보다, 몇 년 전부터 ‘언젠가 새로 무언가를 시작한다면 꼭 카페를 하고 싶다’라는 마음을 품고 있었어요. 

 

30년 넘게 해오던 공구상 자영업을 정리하고 나서 약 2년 동안 직장 생활을 했는데 그 시기가 제게는 다음 도약을 위한 소중한 숨 고르기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준비를 시작해 몇 개월 동안 가게 자리를 보러 익산 시내를 구석구석 안 돌아다닌 곳이 없습니다. 

 

마땅한 곳을 찾지 못해 고민하던 중 지금의 이 시청 앞 자리가 선물처럼 눈에 띄었고 망설임 없이 창업에 착수해 지난 4월 22일 오픈하게 됐습니다.

 

강명숙 씨는 익산시펜싱협회 부회장 등 지역 내에서 워낙 활발한 사회활동과 안정적인 직장 생활을 해오셨잖아요. 기존 삶의 궤적에서 벗어나 ‘카페 경영자’로 변신한 소회가 어떠신지요?

 

강명숙: 카페를 운영하는 지금도 사회활동은 여전히 활발하게 병행하고 있습니다. 

 

주변 분들이나 다른 사람들이 볼 때는 거칠고 딱딱한 ‘공구상’을 하던 사람이 전혀 연관 없는 아기자기한 ‘카페’를 차렸다고 하니 “갑자기 무슨 일이야?”라고 놀라시기도 해요. 

 

하지만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내실 있게 준비해 온 저로서는 갑작스러운 결정이 아니라 매 순간 가슴 설레는 행복한 도전이었습니다.

 

딸 아름 씨 역시 기존에 운영하던 유아복 매장을 접고 업종을 변경해 어머니와의 동업을 결심하셨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김아름: 누구에게나 새로운 도전은 늘 약간의 두려움을 동반하잖아요. 저 역시 혼자 유아동복 매장을 처음 시작할 때 두려움이 컸지만 다행히 잘 해내며 성장했거든요. 

 

이번에 엄마께서 “우리 같이 한번 해보지 않겠냐”고 손을 내밀어 주셨을 때 마음속 두려움이 눈 녹듯 사라졌어요. ‘엄마와 함께라면 그 어떤 일이라도 다 해낼 수 있겠다’라는 깊은 신뢰가 있었기에 고민이나 망설임 없이 바로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2 모녀 경영, 공과 사를 넘어선 가장 단단한 경제 공동체

 

이번 인터뷰의 핵심 모토가 바로 ‘가족 중심의 경제생활’입니다. 남이 아닌 가족이 경제 공동체로서 함께 일터를 일구었을 때 느끼는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일까요?

 

강명숙: ‘가족’이라는 단어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설명이 필요 없는 거대한 안정감을 줍니다. 

 

서로를 100% 믿고 전적으로 의지할 수 있다는 것과 일터에서 오는 피로감을 서로의 존재로 치유받는 정서적 안정감이야말로 모녀 동업이 가진 최고의 자산이자 장점입니다.

 

아무리 다정하고 돈독한 모녀 사이라 하더라도 공과 사를 철저히 구분해야 하는 일터에서는 의견 차이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갈등이나 의견 조율은 주로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시나요?

 

김아름: 저희만의 지혜로운 룰이 있어요. 서로 다른 의견이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누구 하나가 맞다 틀리다 선을 긋지 않고 ‘일단 한 번 실행해 보는 것’입니다. 

 

직접 실행해 보고 그 방법이 효율적이고 좋으면 매장 운영에 반영해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고 만약 기대보다 비효율적이면 미련 없이 원래 방식으로 돌아갑니다. 직접 겪어보고 결정하니 부딪힐 일이 없어요.

 

 

매장 운영에 있어서 두 분의 역할 분담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그리고 조심스럽지만 오픈 이후 현재 매출 흐름은 어떠한지 궁금합니다.

 

강명숙: 엄마인 제가 카페 매장 관리와 행정 등 전반적인 총괄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딸은 유아복 매장을 운영했던 노하우를 살려 꼼꼼하게 재고를 파악하고 물류를 주문하며 아르바이트 직원들의 교육을 전담하고 있어요. 

 

매출은 이제 오픈한 지 몇 개월 되지 않았지만 감사하게도 단골손님들이 늘어나면서 꾸준하게 조금씩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3 정직이라는 경쟁력, 그리고 인적 네트워크의 긍정적 시너지

 

익산시청 앞이라는 상권 특성상 청사 직원들이 주 고객일 것 같고, 주변 동종 카페들과의 경쟁도 만만치 않을 텐데 더벤티 익산시청점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강명숙: 많은 분들이 시청 앞이라 공무원분들만 오실 거라 생각하지만 실제로 매장을 지켜보면 가족 단위 고객부터 동호회 모임, 연인, 학생들까지 방문 층이 정말 다양합니다. 

 

저희 브랜드가 기본적으로 음료 가격이 굉장히 합리적이고 착해요. 결제하시면서 손님들이 “정말 이 가격이 맞느냐”고 되물으실 정도니까요. 

 

하지만 저희의 진짜 경쟁력은 ‘정직함’에 있습니다. 음료 한 잔을 만들더라도 ‘내가 마신다, 내 가족이 마신다’라는 심정으로 정성을 다합니다. 

 

아르바이트 직원들에게도 모든 레시피의 정량을 저울로 정확히 계량하거나 오히려 정량보다 조금 더 넉넉하게 넣으라고 교육합니다. 

 

그것이 카페의 생명인 ‘한결같은 맛’을 유지하는 유일한 방법이니까요. 이런 진심이 통했는지 요즘은 손님들에게 “이 집 음료가 주변 다른 곳보다 훨씬 맛있다”라는 과분한 칭찬을 듣고 있습니다. 여기에 저희 모녀의 친절한 미소는 당연한 덤이지요.

 

 

어머니 강명숙 씨가 익산 지역사회에서 오랜 기간 쌓아온 인적 네트워크와 사회활동 경험들이 매장 운영이나 홍보에 어떤 에너지가 되고 있나요?

 

강명숙: 이루 말할 수 없이 감사한 부분입니다. 제가 카페를 열었다는 소식에 오랜 지인분들이 깊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주변 분들에게 “거기 어떠냐”고 먼저 물어봐 주셨더라고요. 

 

나중에 다른 분들을 통해 “그 집 카페 참 깨끗하고, 맛있고, 무엇보다 친절하더라”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을 때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오픈 초기에 한 지인분은 개선해야 할 점을 SNS 디엠(DM)으로 조심스럽게 조언해 주시기도 했는데 그런 애정 어린 관심 하나하나가 매장을 성장시키는 큰 자양분이 됐습니다.

 

딸 아름 씨의 이전 유아복 가게 운영 경험과 젊은 감각도 매장 마케팅이나 서비스에 큰 몫을 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김아름: 유아복 매장을 하면서 정말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님들을 상대해 보았기 때문에 저희 카페를 찾아주시는 남녀노소 모든 손님과 어색함 없이 소통하고 응대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저는 서비스업에서 ‘밝은 인사’와 ‘진심 어린 친절’을 최우선 가치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 매장에서 함께 일하는 아르바이트 친구들에게도 이 부분을 매번 강조하며 교육하고 있습니다.

 

 

4 불황 속 힘들어하는 익산 시민들을 향한 희망의 덤

 

더벤티 익산시청점이라는 공간이 앞으로 두 분과 가족들에게 어떤 의미로 남기를 바라시나요? 아울러 불황 속에서 창업을 고민하거나 도전을 망설이는 익산 시민들에게 마지막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모녀: 새로운 도전 앞에는 늘 두려움과 설렘이 함께 머뭅니다. 하지만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에 “경기가 안 좋으니 이거라도 한 번 해볼까?”하는 안일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는 것은 정말 위험한 생각입니다. 

 

저희가 경험해 보니 무엇을 하든 적어도 1년 이상은 발품을 팔아가며 꼼꼼히 알아보고 차곡차곡 내실 있게 준비한 뒤에 시작해야 피땀 흘려 일군 일터에서 실패를 줄일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 모두는 결코 쉽지 않은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습니다. 지속되는 경기 침체와 치솟는 물가로 인해 가정에서나 일터에서 어깨에 짊어진 부담이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우실 줄 압니다. 

 

하지만 거창한 대박을 꿈꾸기보다 매일 마주하는 삶 속에서 작은 희망의 조각들을 하나씩 이어 붙여 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분명 지금보다 더 밝고 환한 날이 찾아올 것입니다. 

 

가족의 사랑으로 일구어낸 저희 매장이 시청 앞을 지나는 많은 이들에게 작은 쉼터이자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익산 시민 여러분 모두 힘내세요!

 /이증효 기자 event00@naver.com

 

                                            

 

정론직필로 진실만 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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