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기관 ‘캠프 보은 인사’여전

나연식 기자 | 기사입력 2026/11/01 [17:47]
민선 9기 전북도청·전주시, 산하기관장에 측근·선거 공신 배치 논란
업무 무관 임명 사례 늘어… 캠프 출신 등 요직 배치되는 관행 철폐해야

출연기관 ‘캠프 보은 인사’여전

민선 9기 전북도청·전주시, 산하기관장에 측근·선거 공신 배치 논란
업무 무관 임명 사례 늘어… 캠프 출신 등 요직 배치되는 관행 철폐해야

나연식 기자 | 입력 : 2026/11/01 [17:47]

대통령이 기관장을 임명·배치하는 관선시대가 막을 내리고 풀뿌리 지방자치가 도래한지 30년이 넘었다. 

도지사를 비롯해 도내 14개 시·군 단체장을 매 선거를 통해 선출하지만 선거가 끝난 이후에는 캠프 출신 또는 측근이 산하 기관장 및 주요 요직에 배치되고 있는 가운데 산하기관·출연기관장이 캠프출신 보은 인사 자리로 전락할 우려를 낳고 있어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지난 2019년 전북특별자치도(당시 전북도)와 전북자치도의회(당시 전북도의회)가 협약을 체결한 이후, 도내 14개 시군에서는 청문회를 통해 산하기관장을 채용하고 있음에도 캠프출신 또는 업무와 무관한 인물을 채용, 적지 않는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문제는 지방의회에서 인사청문회를 통해 해당 기관장 후보에 대해 부적합 판정을 내려도 임명권은 지자체장에게 있어 임명을 강행하면 사실상 막을 수 있는 수단은 없다는 것이다.  

 

이는 지자체장의 고유권한인 인사권 침해논란을 불러올 수 있어 지방의회 차원에서 강하게 제동을 걸 수 없어서다. 

 

더 큰 문제는 선거가 끝난 이후에는 캠프 출신 또는 측근들이 산하기관장과 출자·출연기관에 임명되는 사례가 관행처럼 굳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폐단을 막기 위해선 인사청문회의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6·3 지방선거를 통해 민선 9기가 도래했지만 전북특별자치도와 전주시 등에서는 여전히 산하기관 및 출연·출연기관장에 캠프 출신이나 측근들을 배치하거나 앞두고 있어 지역사회에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지난달 20일 전주시의회에서는 전주문화재단 A후보자를 대상으로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시의회 인사청문회에서는 A후보자에 대해 방송 콘텐츠 제작 및 기업 경영 경력 등 이력 전반을 토대로 재단 운영 철학과 전문성을 집중 검증했다.

 

주요 검증 질의로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 활성화 및 지원 방안 △문화재단 조직 운영 및 독립성 강화 전략 △지역 문화예술인과의 소통 및 갈등 해결 방안 △디지털 문화콘텐츠 및 미디어 활용 전략 △재단 자생력 확보 및 재정 건전성 강화 방안 등을 따져 물었다.

 

이후 의원들은 “A후보자가 전주시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고 전문성에서도 부적합이 많았다”고 결론을 내리고 부적합 의견을 채택했지만, 임명권자인 조지훈 전주시장이 임명을 강행하면 시의회에선 막을 수 있는 수단이 없는 셈이다. 

 

이에 대해 민선 9기 전주시장의 초기 산하기관장 임명인 만큼, 시장의 인사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이 중론을 이루고 있다.  

 

반면 시의회에서는 인사청문 제도와 실효성과 자질 검증의 엄중을 내세우며 강경 입장을 취하고 있다. 

 

시청 내부에서도 첫 번째 인사라는 특수성과 향후 장기적인 의회 관계를 조율해야 하는 점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약 조 시장이 임명을 강행할 경우 향후, 예산 심의나 현안 협치 과정에서 집행부와 의회 간의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곧 오는 9일 예정된 전주시정연구원장 B후보자에 대한 청문회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전주시정연구원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B씨는 전주시장인수위원회에서 부위원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전북특별자치도 역시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앞서 지난달 16일 전북자치도의회 인사청문회에서는 전북문화관광재단 C후보자에 대해 ‘적격’의견을 담은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다만 문화예술 분야에 치우친 이력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관광 및 마이스(MICE)산업 역량이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과 함께 향후 조직개편 과정에서 내부 소통 강화 주문이 나왔다. 

 

하지만 C후보자는 청문회 이후 출신 대학이 불분명하는 등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어 인사검증 시스템을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지방행정의 경쟁력은 사람에서 나오는 만큼, 해당 기관의 업무 역량 및 조직 운영 등에 있어 폐쇄적인 인맥 구조를 철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는 해당 기관장에 역량은커녕, 업무와 전혀 무관한 인물을 임명·배치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서다. 

 

도내 한 인사는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말이 있다. 선거 당선을 위해 도와준 사람을 챙기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인사의 공정성 및 전문성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그동안의 사례를 비춰봐도 잘못된 인사가 행정은 물론, 지역발전을 망치는 사례를 볼 수 있었다”고 했다. 

 

또 다른 인사는 “단체장의 역량이 아무리 뛰어나도 참모들의 역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행정은 도태할 수 밖에 없다”며 “해당 기관장 후보의 능력이나 자질이 부적합으로 판명될 때는 단체장은 인사를 강행하는 것이 아니라 공백이 발생하더라도 역량에 맞는 인물을 등용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나연식 기자 meg754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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