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가 서울시와 하계올림픽을 공동 개최하는 방향으로 전환했지만, 개막식을 비롯한 대회명칭 등 구체적인 로드맵은 제시하지 못한 채 안갯속을 헤매는 모양새다.
전북은 5개 도시 분산 개최 전략을 앞세워 서울을 압도적인 차이로 제치고 단독 후보지로 선정됐음에도 재정, 인프라 등에 난항을 예고함에 따라 서울에 하계올림픽 공동 개최를 제안한 가운데 아직까지도 답을 내놓지 않고 있어 적지 않은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도는 지난 2월 총사업비 6조9,086억 원 규모의 하계올림픽 단독 개최안으로 의회 동의를 받았었다.
그러나 이후 도가 숙박·교통 등 인프라에 난항이 예고되면서 서울에 공동 개최를 제안했지만 문화체육관광부의 심의가 보류된 상태다.
국제올림픽위원회인 IOC는 내년 3월 집행위원회를 개최, '전략대화'상대를 3개국으로 압축해 내부 심사를 거쳐 최종 후보를 선정해 오는 2029년 총회 투표를 통해 개최지를 걸졍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전북은 이달 안으로 서울과 공동 개최 합의를 이끌어내 다음 달에 예정된 IOC 화상 프레젠테이션에서 유치 게획에 따른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 당위성 설득 작업에 주력해야 하기 당면 고제에 놓여 있어서다.
공동 개최가 성사되면 개막식에 서울에서 치를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회 개막식에는 올림픽 관련 국가의 주요 인사들이 방문을 하게 되는데 현실적으로 전북에 비해 서울이 숙박, 교통 등 인프라 여건이 낫기 때문이다.
문제는 전북의 하계올림픽 공동 개최 제안에 대해 서울과 합의가 안 됐다는 점이다
서울과 공동개최를 논의 중이라는 전북의 요청에 따라 양측의 협의 결과를 토대로 재심의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서울시가 지난달 26일 작성한 추진 경위 자료에는 후속 심의 일정이나 정부의 구체적인 공동개최 지원계획이 제시되지 않았다.
올림픽 유치에는 경기시설과 교통·숙박 인프라뿐 아니라 재정 보증과 대회 운영, 국제 협상 등 범정부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앞서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이원택 도지사와 만난 자리에서도 "전북도와 서울시의 빠른 합의가 이루어지길 바란다"며 합의가 도출될 경우 문체부 차원의 지원과 관련 절차도 신속히 추진할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달 28일 김성수 전북자치도의원도 "공동 개최 추진 시 대회 명칭, 사업비 등이 대폭 변경돼 문체부 심사와 도의회 의결을 다시 거쳐야 하는 데도 도는 서울시와의 협의 이후로만 모든 결정을 미루고 있는 실정"이라고 강도 높게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가오는 11월 행정사무감사에서 공동 개최 추진의 근거와 절차, 재정 부담, 책임 소재까지 끝까지 파헤칠 것"이라며 엄중 경고한 바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오세훈 서울시장이 항소심 무죄 판결로 사법리스크가 일단 해소되면서 올림픽 개최권을 따내면 오 시장의 대권 가도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는 2028년 총선 이후인 2029년에는 대선이 있어서다.
앞서 지난달 23일 서울고법 형사7부(구회근 부장판사)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 시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오 시장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총 10차례에 걸쳐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보고, 김씨에게 비용 3300만원을 대신 내게 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핵심 증거인 명태균씨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며 "명씨의 진술 중에는 객관적으로 드러나는 사정이나 주변 관련자들의 진술과 배치되는 부분이 다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오 시장은 선고 후 법원을 나서며 "결백을 믿어주고 다시 서울시장으로 일할 수 있도록 투표해주신 서울 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더욱더 열심히 일해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연유로 민주당 입장에서는 국민의힘 소속인 오 시장의 대권 가도에 날개를 달아주는 셈이어서 속내가 불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내 한 인사는 "예전에 미국 트럼트 미국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때 5성급 호텔 전체를 숙박으로 사용했다. 전북에도 호텔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회 폐막과 달리 개막식은 올림픽 각국의 중요한 인사들이 방문한다. 그런만큼 방문 국가마다 5성급 호텔을 각각 하나씩 제공해야 할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럴경우 "올림픽 개최에 따른 충분한 재정지원이 있다면 인프라 문제는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서울에 비해 숙박, 교통 등이 지리적으로 불편한 전북으로서는 인프라 조성에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나연식 기자meg7542@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