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용”… 공무원들 허위로 농지 취득

나연식 기자 | 기사입력 2021/07/28 [20:19]
전북도 이어 김제시에서도 ‘농지법 위반’공무원 2명 적발
비공개 내부 정보 이용 부동산 투기 정황은 없어

“농사용”… 공무원들 허위로 농지 취득

전북도 이어 김제시에서도 ‘농지법 위반’공무원 2명 적발
비공개 내부 정보 이용 부동산 투기 정황은 없어

나연식 기자 | 입력 : 2021/07/28 [20:19]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해 전북도에 이어 김제시에서도 농지법을 위반한 공무원 2명이 적발되면서 농지가 ‘공무원들의 전유물’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가 수면 위로 전면 떠오르면서 고위공직자를 포함, 공무원들의 농지법 위반 사례도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 

 

이로 인해 정부는 처음으로 최근 10년 이내 관외 거주자가 상속 또는 매매로 취득한 농지 약 24만4,000㏊와 농업법인이 소유한 농지 1만3,494㏊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 농지의 소유·이용 현황을 집중 점검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북도에 이어 김제시에서도 농지법을 위반한 공무원 2명이 적발됐다. 

 

28일 김제시에 따르면 A공무원은 부모로부터 증여받은 토지에 농사를 짓지 않고 타인과 임대차 계약을 맺은 것으로 조사됐다.

 

제3자에게 농지를 임대 시에는 농어촌공사를 통해 계약을 체결해야 함에도 A공무원은 관련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이에 시는 A공무원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 다시 임대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행정 처분 유예기간’을 줬다. 

 

또 B공무원은 농어촌공사를 거치지 않고 부모의 묘가 들어선 농지를 형제로부터 소유권 이전받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는 이 토지에 다른 사람이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B공무원에게 적법한 절차 이행을 지시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직원과 가족, 퇴직 공무원 등 1,874명을 대상으로 부동산 거래 1만6,53여 건을 조사확인 결과 농지법 위반 의심 사례 외에 비공개 내부 정보를 이용한 부동산 투기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가 농지법을 위반한 공무원들을 경찰 등 사법기관에 조사를 의뢰하지 않고, ‘행정 처분 유예기간’ 등을 적용하면서 ‘면죄부’를 주기 위한 ‘셀프조사’라는 거센 비난이 일고 있다. 

 

실례로 고창 백양지구 투기 의혹과 관련해서도 도청 간부인 C씨 등은 해당 부지에 주택을 짓기 위해 농지를 매입한 것으로 부동산 투기가 아니라는 입장이나, 택지조성사업이 추진 중인 고창 백양지구에서 직선거리로 불과 100~200m 떨어져 있다는 점에서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시에서 농지법을 위반, 적발된 공무원 2명에 대해 수사를 의뢰해 내부 정보를 이용한 부동산 투기가 있었는지 더욱 철저히 조사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대되고 있다. 

 

앞서 지난 22일에는 전북도 소속 공무원 3명이 농지법 위반 사례로 적발됐다. 

 

구체적 사례를 보면 D씨의 경우 지난 2017년 7월 선친 묘 이장을 위해 밭 479㎡를 매입했지만 이장은 하지 않았다. 

 

E씨의 경우 관상수가 식재돼 있는 상태의 논 2,842㎡를 지난 2014년 8월에 매입했다. 매입 당시부터 관상수가 식재돼 있어 영농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 가족 돈과 대출을 받아 매입했지만 제초 등 농업경영을 하지 않았다고 스스로 진술했다. 

 

F씨의 경우에는 지난 2014년 11월 식당 운영을 위해 매입했으나 진입로가 확보되지 않아 2017년 3월 매도하고 다시 2019년 4월 같은 동에 위치한 토지를 매입했다. 연도별 항공사진을 확인한 결과 토지 매입 후 농업 경영은 하지 않고 주차장 등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당초 맹지로 진입로 확보 없이 활용자체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전체 구입 자금 중 73%를 대출로 마련했다. 게다가 매입 후 2년 4개월 만에 5,000만원의 차익을 남기고 매도했다. 

 

현재 도에서는 이들 공무원들에 대한 일체의 자료를 경찰에 넘긴 상태로 조사 결과에 따라서는 수사가 전면으로 확대될 개연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한 시민은 “밭 작물 재배 등을 위해 농지를 적법한 절차에 따라 구입했다면 이해할 수 있겠지만 공무원 등 대사수의 사례를 보면 시세차익을 노린 농지 매입이 많았다”면서 “김제시에서는 농지법 위반 공무원들을 경찰에 넘겨 보다 더 철저히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시민은 “농지법 위반 공무원들에게 관련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별도의 기간을 주는 것 자체가 제 식구를 감싸기 위한 행위가 아니면 뭐겠냐”면서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 위법 사실이 확인되는 경우에는 파면 등 엄벌에 처해 다시는 이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나연식 기자 meg754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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