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도 있고 결혼을 해서 단란하고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고 싶은 마음이다. 하지만 직장과 주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책임하게 결혼부터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처럼 결혼 적령기에 들어선 도내 청년 상당수가 결혼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했다.
하지만 주거 문제와 일자리 때문에 결혼에 대한 생각은 가지고 있으면서도 실현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출산 필요성에 대해서도 다수가 공감했지만 일과 가정이 양립하지 못하는 직장문화로 인해 자녀 갖기를 꺼리고 있었다. 게다가 결혼과 출산을 해도 여성의 경우에는 ‘경력단절’이 발생, 재취업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북연구원이 조사한 연구 결과에서도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하고 있었다.
6일 전북연은 전북지역 20~44세 청년 1,04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북 청년의 결혼·출산·양육 인식 및 정책 수요 조사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 저출생 대응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조사 결과, ‘응답 청년들의 72.2%’가 결혼은 해야 한다며 긍정적으로 인식했다. 이상적인 결혼 연령은 남성 32.9세, 여성 31.2세가 적당하다고 반응했다.
결혼 의향이 있으나 미혼인 이유로는 ‘적당한 상대를 만나지 못해서(38.5%)’가 가장 많았다.
결혼을 결심할 수 있는 주요 조건으로는 ‘주거비용 지원(27.9%)’과 ‘만족할 만한 일자리 확보(26.0%)’를 꼽았다.
출산에 대해서도 전향적 입장을 나타냈다. 청년들의 70.1%는 ‘자녀는 있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상적인 자녀 수는 1.82명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기혼을 제외한 미혼 청년의 38%는 ‘출산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 이유로는 임신·출산·양육의 어려움(21.8%)과 양육·교육비 부담(16.1%), 일·가정양립의 어려움(12.7%) 등을 들었다.
전북 청년들은 이외에도 저출생 원인으로 ‘양질의 일자리 부족(22.1%)’, ‘높은 주거비 부담(14.5%)’ 등을 지적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 대안으로 ‘안정적 일자리 확충(20.4%)’, ‘내 집 마련 지원(18.7%)’, ‘일·양육 병행지원(15.7%)’의 시급성을 지적했다.
전북연은 이번 조사를 토대로 △청년의 결혼 접근성 제고 및 관계 형성 지원 △안정적 일자리와 주거 기반 마련 △양육 및 돌봄 지원 확대와 일·가정양립 환경 조성 △생애주기별 생식건강 및 임신·출산 지원체계 강화 △성평등한 양육 환경 조성과 다양한 가족형태 수용 등 5대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전북연은 특히 단순한 출산장려금 중심 정책으로는 출산율 반등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청년 세대의 가치관 변화에 기반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이주연 책임연구위원은 “청년층은 결혼·출산을 개인의 선택과 삶의 질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며 “왜 하지 않는가가 아닌 ‘어떤 조건이면 할 수 있는가’를 드러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책 설계 초기부터 청년들의 목소리를 반영시켜 결혼과 출산 및 양육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나연식 기자 meg7542@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