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가 잊혀진 왕국, 후백제 복원에 본격 나선 가운데 ‘패배한 왕조를 넘어 혁신 통합의 국제성을 갖춘 역사문화자산’으로 재조명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어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후백제는 견훤왕이 통일신라 말 혼란기에 900년 전주를 도읍으로 삼아 백제의 계승을 토대로 성장한 후삼국시대 국가 중 하나다. 현재는 후백제 왕도 전주를 중심으로 전북, 전남, 충북, 충남, 경북 등에서 관련 유적이 확인되고 연구 결과가 축적되면서 ‘후백제 역사문화권’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전주 동고산성은 후백제에서 사용한 고고학적 성과가 확인된데 이어 910년 후백제에 만들어진 남원 실상사 편운화상 탑은 보물로 승격됐다.
이와 관련, 지난 14일 전북연구원은 이슈브리핑 ‘전북을 중심으로 하는 후백제역사문화권, K-컬쳐로 거듭나자!’를 발간, 후백제의 역사적 가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전북을 중심으로 한 K-히스토리 관광·콘텐츠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한 활성화 전략을 제안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후백제(900~936)는 백제 계승을 표방하고 전주에 도읍해 독자적인 국가체계를 운영했다.
2023년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개정으로 후백제가 아홉 번째 법정 역사문화권에 포함되면서 국가 차원의 조사·정비와 활용을 위한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
그러나 도내 후백제 유적 상당수는 비지정 상태다. 게다가 왕궁과 도성 관련 유적 역시 지하에 매몰되거나 터만 남아 있어 대중이 후백제의 역사를 직관적으로 체감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후백제를 전면에 내세운 대표축제나 관광상품, 대중적 콘텐츠가 충분히 형성되지 못했다.
이에 물리적 복원의 한계를 디지털 기술과 스토리텔링으로 보완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연구진은 특히 후백제의 가장 큰 경쟁력을 ‘이야기’에서 찾았다.
평범한 군인에서 출발해 후백제를 건국한 견훤의 성장과 왕권 확립, 말년의 아들 신검에 의한 유폐와 왕건 귀부, 자신이 세운 국가의 몰락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극적인 서사구조를 갖고 있다.
전북연은 ‘왕도(王都), 후백제’를 비전으로 설정, 오는 2030년까지 국립후백제역사문화센터를 거점으로 하는 ‘K-히스토리의 글로벌 관광 거점’ 도약을 위한 ‘Smart Core, Global Link’ 3대 핵심 전략을 제시했다.
3대 핵심 전략으로는 △Smart Core 디지털 왕도 복원 △K-킬러 콘텐츠 육성 △초광역 관광 생태계 구축 등이다.
이를 위한 3대 정책 과제로는 △안정적 재원 마련을 위한 도 차원의 ‘특별회계’ 설치 △규제를 넘는 ‘주민 참여형 정비 모델’인 ‘지붕 없는 박물관(Eco-Museum)’ 도입 △국립후백제역사문화센터의 ‘글로벌 연구 허브’ 기능 강화 등을 제안했다.
장충희 연구위원은 “후백제는 패배의 역사가 아닌 ‘도전과 혁신, 통합의 역사’로 재해석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왕도 복원과 K-킬러 콘텐츠 개발, 초광역 연계를 통해 한옥마을의 관광 열기를 전북 전역과 초광역권으로 확산시키는 한편 후백제역사문화권을 K-컬처의 새로운 글로벌 거점으로 육성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연식 기자 meg7542@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