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발로 뛴 경찰관들이 지역 치안 바꾼다

이증효 기자 | 기사입력 2026/07/26 [16:16]
익산경찰서, 주민 체감형 아이디어 발굴로 치안 혁신 물꼬
CPTED 발표대회 결선, 현장 순찰대원들 아이디어 열띤 경쟁
최우수상 최지훈 순경 ‘폐모텔의 문화공간 변신’ 등 10개 과제 쏟아져

[기획] 발로 뛴 경찰관들이 지역 치안 바꾼다

익산경찰서, 주민 체감형 아이디어 발굴로 치안 혁신 물꼬
CPTED 발표대회 결선, 현장 순찰대원들 아이디어 열띤 경쟁
최우수상 최지훈 순경 ‘폐모텔의 문화공간 변신’ 등 10개 과제 쏟아져

이증효 기자 | 입력 : 2026/07/26 [16:16]

 

 

익산경찰서가 기존 관성적인 서류 중심 행정에서 벗어나 경찰관들이 각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며 경험한 내용들을 토대로 발굴한 아이디어가 지역 치안 문제를 해결하려는 참신한 시도로 주목을 받고 있다.

 

본보 기자는 지난 15일 익산경찰서 대강당에서 개최된 ‘범죄환경개선(CPTED) 아이디어 발표대회’에서 현장 경찰관들이 경험을 토대로 범죄 예방의 패러다임을 단순 순찰에서 ‘환경 설계 및 공간 재창조’로 전환하고자 노력한 열띤 현장을 취재했다.

 

이날 발표대회는 일선 지구대 및 파출소 등 현장 최전선에서 근무하는 경찰관 22명 중 최종 결선에 오른 10명의 참가자들이 약 2시간 동안 프레젠테이션(PT) 형태로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그동안 지역을 순찰하며 파악한 범죄 취약 요소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범죄예방 환경설계(CPTED, 범죄예방디자인) 기반으로 한 아이디어를 참가자들이 발표할 때마다 동료들은 많은 환호와 아낌없는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이날 발표된 과제들은 기존의 일차원적 순찰 방식에서 탈피해 우범 지역의 물리적·문화적 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데 방점을 두었으며 방치된 공가·빈집 정리, 어두운 골목길의 조명 개선과 주민 동선 강화를 통한 자연적 감시망 구축 등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안들이 연이어 제시됐다.

 

특히 심사위원단은 단순한 아이디어 제안에 그치지 않고 현장에 적용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과 해결책, 지자체 및 유관기관과의 협력 가능성까지 세밀하게 분석해 낸 점 등을 평가해 점수에 반영했다.

 

 

폐모텔에서 문화공간으로의 변신 

평화지구대 최지훈 순경

 

미디어 아트와 갤러리가 된 폐건물·전통시장 우범지대로 전락하기 쉬운 폐건물과 야간에 문을 닫는 전통시장 셔터도 CPTED 기법을 만나 새로운 명소로 변모하길 바라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최근 영화 ‘백룸’ 상영 이후 폐모텔 공포체험 유행으로 건조물 침입 및 범죄 우려가 가중되자, 평화지구대 최지훈 순경은 건물 훼손 없이 외벽에 입체 영상을 투사하는 ‘프로젝션 맵핑’ 기법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삭막했던 폐모텔 외벽이 빛과 영상이 어우러진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면서 야간 가시성 확보는 물론 자연스러운 감시 효과를 거둘 수 있음을 강조했다.

 

아울러 최지훈 순경은 인화동 남부시장 일대에 ‘예술 셔터 갤러리’를 만들고 시장 영업이 끝난 뒤 내려지는 연속적 철제 셔터에 익산의 근대역사와 백제 미(美)를 담은 벽화를 그리고 상단에 LED 조명을 설치해 야간에도 밝고 안전한 안심거리를 조성하자고 제안해 영광의 1위를 차지했다.

 

  

골목길 보행자 안전을 위한 반사경 설치 

부송지구대 이정훈 경사

 

반사경과 빛으로 밝힌 밤거리 부송우체국 주변 다세대주택 골목과 황등 폐기차역 일대는 그동안 어두운 야간 조도와 필로티 구조, 꺾인 모퉁이 등으로 인해 주취자 발생 및 청소년 비행 위험이 상존하던 곳이다.

이에 부송지구대 이정훈 경사는 경찰과 지자체가 저비용·고효율의 범죄예방 기법을 통해 부송팔봉 지역 골목길의 모퉁이와 측면 사각지대에는 ‘안심반사경’을 다수 설치해 보행자가 맞은편 상황을 미리 확인하고 범죄 기회를 사전 차단하자고 제안했다.

 

 

유아 숲 내 ‘어린이 보호 ZONE’ 표지판 설치로 미아보호센터 역할 수행

부송지구대 유혜영 순경

 

부송지구대 유혜영 순경은 신흥근린공원 유아숲 체험원 신설 후 방문객이 찾아 발생하는 미아 수가 증가함에 따라 미아 보호 거점 표지판을 포함한 ‘어린이 보호 ZONE’을 설치해 미아 발생 시 신속한 초기 대응이 가능하도록 인프라를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현재 유아 숲 체험원에는 공원 주차장과 입구에 CCTV가 미흡해 이용객 증가로 인한 안전 수요마저 증가해 미아 대상 범죄 예방을 위한 CCTV를 추가 설치해 미아를 대상으로 한 기회성 범죄를 사전에 예방하자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원 내 ‘어린이 보호 ZONE’을 설치해 미아 발생 시 어린이들의 자발적 대피 거점을 확보하고 시민들이 사태를 신속히 인지해 도움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을 최대한 확보해 아동 대상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주민 체감형 아이디어로 이어진 ‘범죄 예방 디자인(CPTED)’

 

이밖에도 참가자들은 현장에서 직접 보고 느낀 경험들을 토대로 범죄 예방을 위한 대안들을 제시했다.

 

황등 파출소 권성미 경장은 황등 폐기차역 외부에 가랜드 조명과 꽃조명을 조성해 야간 시인성을 높임으로써 어두웠던 공간을 밝고 따뜻한 분위기로 전환시키자고 제안했다.

 

어린이 보행 안전을 위한 시도도 돋보였다.

 

신동지구대 관내 초등학교 통학로에는 승·하차 전용 안전 구역인 ‘옐로우 드롭존’을 조성해 불법 주정차와 무단횡단을 원천 차단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또한 주민과 함께 만드는 민·관·경 지속가능 안전망물리적 환경 개선을 넘어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공동체 치안 및 스마트 안전 시스템도 도입과 외국인 밀집 지역인 평화지구대 관내에서는 문화적 차이로 인한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다국어 치안 안내판을 설치 및 다문화 주민이 주축이 된 ‘외국인 자율방범대’를 조직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아울러 저지대 노후 연립주택가(신동·대우·양우·동양연립 등)의 폭우 침수 위험에 대비해 수위가 15cm 이상 오르면 119로 자동 신고되는 스마트 비상벨과 내부 개폐형 방범창을 시범 설치하자는 아이디어도 이어졌다.

 

 

이날 심사위원들은 ‘치안의 시각을 단속에서 공간 재생으로 확장한 뛰어난 착상’이라며 높이 평가했다.

 

현장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자율방범 관계자는 “단순한 단속과 순찰을 넘어 환경 개선과 민·관 협력을 통해 범죄 발생 요인을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앞으로도 성과 분석을 바탕으로 주민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셉테드 안심 사업을 관내 전역으로 확대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대회는 경찰 단독의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실제 행정과 치안 정책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번 발표대회를 기점으로 지역 지도 바꾸는 ‘범죄예방 디자인(CPTED)’들이 어둡고 삭막했던 골목·지하차도·폐역 등에 주민 체감안전 높이는 ‘빛과 디자인’의 마술지역 내 어두운 골목길과 방치된 폐건물, 안전 사각지대가 범죄예방 환경설계(CPTED·셉테드)를 만나 안전하고 밝은 문화·생활 공간으로 거듭나길 기대하고 있다.

 

 

익산경찰서는 이번 발표대회를 통해 수립된 10개 우수 과제를 단기·중장기 프로젝트로 분류하고 익산시청 등 유관 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예산 확보 및 CPTED 사업 추진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끝까지 현장에서 함께한 정창훈 익산경찰서장은 “이번 아이디어 발표대회는 현장 경찰관들의 치안 역량을 재확인하고, 주민 맞춤형 예방 치안의 가능성을 보여준 자리”라며 “앞으로도 서류 위주의 행정에서 벗어나 현장 중심, 주민 눈높이 중심의 선제적 범죄 예방 활동을 지속해서 펼쳐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증효 기자 event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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