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스마트폰 속 도박판, 우리 아이는 안전한가

전북금강일보 | 기사입력 2026/08/23 [18:26]
김민지 익산경찰서 경무과 경사

[기고] 스마트폰 속 도박판, 우리 아이는 안전한가

김민지 익산경찰서 경무과 경사

전북금강일보 | 입력 : 2026/08/23 [18:26]

요즘 청소년 도박은 뒷골목 카드판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게임 화면 옆 배너, 유튜브 광고, 단체 채팅방에 올라온 링크 하나가 입구다. 회원가입에 30초, 첫 베팅까지 1분이면 충분하다.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이 2025년 12월 공표한 「2025년 청소년 도박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633개교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1만 3,481명 가운데 도박을 해 봤다는 응답은 4.0%였다. 

 

전년도 4.3%보다 낮아졌지만 안심할 수치는 아니다. 도박을 경험한 학생 중 최근 6개월 안에도 계속했다는 응답이 19.4%로, 전년(19.1%)보다 오히려 올랐기 때문이다.

 

유형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35.8%로 가장 많았고 온라인 미니게임이 29.8%로 뒤를 이었다

 

미성년자라고 해서 법 밖에 있는 것도 아니다. 형법 제246조는 도박을 한 사람을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를 이용한 경우에는 국민체육진흥법 제48조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 된다. 

 

더 심각한 것은 그다음이다. 판돈을 마련하려 절도와 사기에 손을 대고, 나이 제한을 피하려 남의 이름과 계좌를 빌린다. 2024년 조사에서는 도박 경험 청소년의 48.4%가 타인 명의를 사용했다고 답했다. 

 

빌려준 계좌는 보이스피싱 인출 통로로 쓰이기 쉽고, 그 순간 아이는 피해자가 아니라 공범이 된다.

 

그렇다고 겁만 주자고 쓰는 글은 아니다. 지금은 빠져나올 문이 열려 있다. 

 

정부는 지난 5월 18일부터 8월 31일까지 「청소년 사이버도박 자진신고 기간」을 전국에서 운영하고 있다.

 

사이버도박을 해 본 만 19세 미만 청소년, 또는 그 사실을 알게 된 보호자가 117 학교폭력 신고센터로 신고하면 학교전담경찰관과 도박 치유 전문상담사가 초기 상담과 선별검사를 진행하고 필요할 경우 치유 전문기관으로 연결한다. 처분은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선도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되며, 도박 금액과 반성 태도, 치유 의지를 종합해 훈방이나 즉결심판 청구 등 최대한의 선처를 원칙으로 한다. 

 

집에서 먼저 알아챌 수 있는 신호도 있다. 용돈 주기가 갑자기 짧아지거나, 소액 입출금이 반복되는 계좌, 뒤바뀐 수면 시간, 게임 아이템 현금 거래 흔적이 그렇다. 

 

다만 돈부터 추궁하면 아이는 숨긴다. 

 

“얼마 잃었냐”보다 “언제부터 그랬냐”를 먼저 묻는 편이 낫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이름과 계좌는 빌려주지 않는다는 원칙 하나는 초등학생 때부터 반복해 알려줄 필요가 있다.

 

제도도 움직이고 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 개정으로 2026년부터 초·중·고 학생 대상 도박 예방교육이 연 2회 이상 의무화됐다.

 

출석 체크로 끝나는 교육이 되지 않으려면 실제 사건과 처벌 결과, 계좌를 빌려준 뒤 벌어진 일을 구체적으로 다뤄야 한다.

 

익산경찰서는 학교전담경찰관을 중심으로 학교별 예방교육과 상담을 이어가고 있다.

 

도박에 발을 들인 아이를 처벌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빠져나오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도박문제 상담은 국번 없이 1336(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헬프라인)이나 1388(청소년전화)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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