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경찰서 경무과 경무계 김민지
대검찰청이 발간한 ‘2025년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단속된 마약류 사범은 2만 3,403명으로 3년 연속 2만 명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19세 이하 청소년은 674명으로 전년(649명)보다 3.9% 늘었고, 10대를 포함한 30대 이하가 전체의 62.3%를 차지했다.
마약이 더 이상 일부의 일탈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의 생활 반경 안으로 들어와 있다는 신호다.
숫자보다 무거운 것은 그 통로다. 백서는 마약 거래가 기존의 대면 방식에서 다크웹과 텔레그램 등 온라인 비대면 거래로 옮겨갔다고 분석한다.
예전에는 마약을 구하려면 누군가를 알아야 했지만, 지금은 검색 몇 번과 대화방 초대 한 번이면 접점이 만들어진다.
스마트폰에 가장 익숙한 세대가 오히려 가장 먼저 노출되는 역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포장도 교묘하다. 젤리나 음료, 사탕처럼 익숙한 형태로 건네지다 보니 마약이라는 인식조차 없이 첫 경험을 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배송이나 수거를 대신 해주면 큰돈을 준다며 아르바이트로 위장해 청소년을 끌어들이는 수법도 있다.
단순 심부름으로 알았더라도 마약류 유통에 가담한 이상 형사처벌을 피할 수 없다.
특히 경계해야 할 것은 불법 마약만이 아니다.
익산경찰서 학교전담경찰관들이 마약류 예방교육과 함께 약물 오남용 교육을 병행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살이 빠진다며 또래끼리 나눠 먹는 이른바 ‘나비약’이라는 식욕억제제, 시험 기간에 집중이 잘된다는 소문을 타고 처방 없이 건네지는 ADHD 치료제, 약국에서 산 감기약을 한 번에 여러 알 삼키는 행동이 모두 여기에 해당한다.
아이들은 이것을 마약이라 부르지 않는다. 그러나 약으로 몸과 기분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는 감각을 먼저 익히게 된다는 점에서 출발선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예방의 출발점은 단속이 아니라 대화다. 가정에서는 갑작스러운 수면과 식사 습관의 변화, 낯선 사람에게서 온 택배, 설명되지 않는 용돈의 흐름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다만 추궁보다는 혹시 이런 제안을 받아본 적 있는지 먼저 물어봐 주는 편이 낫다.
실수를 털어놓을 어른이 한 명이라도 있는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의 결말은 분명히 다르다.
이미 발을 들였더라도 돌아올 길은 있다. 중독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운영하는 1342 용기한걸음센터에서는 24시간 익명으로 상담을 받을 수 있고, 판매하거나 권유하는 정황을 발견했다면 112로 신고하면 된다.
호기심은 죄가 아니다. 다만 그 호기심이 향한 곳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먼저 일러줄 어른이 필요할 뿐이다. <저작권자 ⓒ 전북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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