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자·출연기관 통·폐합… 설립·감독 기준 강화 선결 과제

나연식 기자 | 기사입력 2024/06/10 [19:06]
지난해 지방공공기관 재무 건전성 강화 등 개편안 효과는 반짝
전주시의회 “통폐합 진행 시 업무 성격 등 정밀한 타당성도 검토”

출자·출연기관 통·폐합… 설립·감독 기준 강화 선결 과제

지난해 지방공공기관 재무 건전성 강화 등 개편안 효과는 반짝
전주시의회 “통폐합 진행 시 업무 성격 등 정밀한 타당성도 검토”

나연식 기자 | 입력 : 2024/06/10 [19:06]

정부가 지난해 지방공공기관의 재무 건전성을 대폭 강화하는 개편안을 발표한 가운데 도내에서도 산하 공공기관의 통·폐합을 추진하고 나섰지만 이에 앞서 산하기관의 설립·감독 기준 강화 등이 선결로 꼽히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와 전주시 등을 비롯한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해당 조례에 근거해 산하 공공기관을 설립 또는 출자·출연하고 있다. 

 

전북자치도 산하 기관에는 전북연구원, 전북문화관광재단 등 16개 출자·출연기관이, 전주시에는 지난해 출연한 전주시정연구원 등을 포함해 전주시설공단 등 8개 출자·출연기관으로 각각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우후죽순 격으로 사업의 성격이나 방향 등이 유사·중복되는 출자·출연기관의 설립은 막대한 혈세를 낭비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도내 일부 산하기관의 경우에는 대대적인 수술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이 때문에 행안부는 지난해 제3차 지방공기업정책위의 심의를 통해 지방공공기관 ‘부채중점관리제도’개편안을 들고 나왔다. 

 

이 같은 정부 방침에 따라 도내 산하 공공기관도 사실상 통·폐합 추진을 위한 관련 용역이 진행되고 있거나 진행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도에서는 16개 공공기관 조직진단만 완료했을 뿐 아직 산하기관 통·폐합에 대한 구체적인 안은 나오지 않았다. 

 

반면 전주시는 전주문화재단과 전통문화전당을, 전주농생명소재연구원과 전주푸드통합지원센터 등 4개 기관을 각각 통·폐합할 예정이다. 

 

하지만 지향점이 다른 기관 간의 통합은 면밀한 타당성 검토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먼저 전주문화재단과 전통문화전당은 사업의 성격이나 방향이 유사하거나 중복되는 부문이 있어 통·폐합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전주시 역시 이들 기관을 통·폐합해 관광을 접목한 문화관광재단 설립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시는 올 하반기 완료를 목표로 관련 용역을 진행할 계획이지만 이미 전북자치도문화관광재단이 있는 상황에서 시의 관광재단 설립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전주농생명소재연구원과 전주푸드통합지원센터는 통합을 추진했을 경우 지향점이 다른 기관 간의 정체성 없는 통·폐합 추진으로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0일 열린 전주시의회 제411회 정례회 제1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김윤철 의원은 “전주농생명소재연구원의 경우 농생명 소재를 기반으로 연구실적을 내고 특허 출원 등 기술을 이전, 산업화의 추동력을 담보해 지역경제의 요체인 기업들의 생산력을 증대하는 데에 기여하는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기관”이라고 밝혔다. 

 

이와 다르게 “전주푸드통합지원센터는 농민과 생산연계로 농민들의 생활 안정 도모와 시민 건강증진에 기여함으로써 신선하고 안전한 먹거리 확보와 이를 공급하는 데에 지향점을 둔 기관”이라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두 기관의 업무 성격과 지향점은 엄연히 달랐으며 합당하고 정밀한 타당성 검토가 진행되지 않은 채 통폐합이 이루어진다면 부정적인 결과가 초래될 것은 뻔한 결과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러한 행정절차로 인해 많은 시간이 허비됐으며 더욱 문제인 것은 신설 또는 통합하느냐의 행정절차가 이루어지면서 석·박사 전문인력들이 타 지자체로 이탈해 많은 인력 유출까지 초래하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고 질타했다. 

 

김윤철 의원은 “각 기관이 가지고 있던 독특한 가치와 정체성이 통폐합 과정에서 혼란이 유발될 수 있어 직원들의 불안정과 저항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근무하는 직원 자신들의 직위나 업무가 변경되거나 심지어 해고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직원들의 사기 저하는 기관 운영의 효율 측면에 부정적 영향으로 직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서로 다른 목적과 전문성을 가진 기관들이 통합될 경우, 각 기관이 제공하던 서비스 질이 저하될 수 있다”며 “특히 분야별로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던 기관이 통폐합을 통해 그 전문성을 상실할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김 의원은 “행정절차의 복잡성과 일관성에 대한 문제점이 발생되지는 않는지에 대한 여부를 면밀히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정부 방침에 따라 도내 산하기관도 통·폐합이 추진되고 있지만 방만 경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걸러내지 못하는 설립·감독 기준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통·폐합에 앞서 방만경영에 따른 구조조정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나연식 기자 meg754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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