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농지 전수조사 되레 농업인 피해자 양산 우려

이대기 기자 | 기사입력 2026/08/25 [16:20]

전북 농지 전수조사 되레 농업인 피해자 양산 우려

이대기 기자 | 입력 : 2026/08/25 [16:20]

 

정부가 추진 중인 농지 전수조사가 되레 보호해야 할 실제 농업인을 최대 피해자로 만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전국 농지 전수조사를 본격 추진하면서 전북지역도 2만4,000여 필지를 대상으로 현장조사에 들어갔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전북지원(전북농관원)은 오는 12월까지 전북 농지를 대상으로 전수 심층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전북농관원은 전담인력 80여명(공무원 64명·조사원 16명)을 투입해 토지거래허가구역 농지와 공유취득 농지 일부를 집중적으로 조사한다.

 

주요 조사 내용은 실제 경작 여부를 비롯해 불법 임대차와 무단 휴경,불법 전용 여부,농업경영 여부 및 시설 설치 적정성 등이다. 

 

이를 통해 불법 임대차와 비자경,휴경,무단전용을 바로잡아 경자유전 원칙을 확립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도내 일선 농촌 현장에서는“불법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하지만 실제 농사를 짓는 임차농업인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될 수 있다”며 “안 그래도 약한 농업 기반이 무너질까 큰 걱정이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이번 조사에서는 1996년 이후 취득한 농지를 우선 대상으로 실제 경작 여부와 농지 이용실태를 조사한다.

 

조사원은 현장을 직접 확인하며 불법 임대차와 휴경,무단전용 여부를 집중 점검한다.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처분명령과 원상복구 등 행정조치가 가능하다. 

 

문제는 오는 28일부터 신고포상금이 10배 늘어나면서 실제 영농활동 중인 농업인이 일자리를 잃고 농업 기반이 무너지는 부작용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지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오는 8월28일부터 신고자를 대상으로 연간 포상금 상한을 150만 원에서 1,500만 원으로 확대한다. 적지 않은 금액이다. 

 

행정처분이 결정되면 포상금 지급 근거도 새롭게 마련된다. 

 

유형별로는 행정처분은 최대 100만 원,사법처분은 형량과 벌금 규모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

 

지역 농민들 사이에서는 농지 이용실태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관련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있다.

 

특히 포상금 확대가 자칫 이웃 간 신고 경쟁과 지역사회 불신을 조장하고 농촌 공동체 의식까지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일부에서는 민간 영역에서까지 포상금을 노린 사회적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도내 농촌의 현실에서 농지 소유자와 실제 경작자가 다른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농지 소유자 대다수가 고령인 점이 문제다. 이들 나이 많은 소유자들은 더 이상 농사를 짓지 못한 채 그나마 나이가 적은 이웃이나 전문 위탁 농업인에게 영농을 맡기는 사례가 해마다 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때문에 농지 전수조사 이후 지주가 법적 책임을 피하기 위해 영농을 포기할 경우 가장 먼저 삶의 터전을 잃는 사람은 실제 농사를 지어온 농업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신고포상금 확대와 전수조사가 동시에 시행되면서 임차농의 피해 우려는 더욱 현실적인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에 지역 농업인들은 농지법의 목적은 처벌이 아니라 농업을 지키는 데 그 의미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전북 농업단체 한 관계자는“불법 투기와 위법 임대차는 엄정하게 단속해야 하지만 정책의 성공 기준은 적발건수가 아니라 실제 농사를 짓는 농업인을 얼마나 보호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경자유전의 원칙을 바로 세우는 정책이 정작 농업인을 쓰러뜨리는 정책이 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대기 기자 daehop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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